이란전의 수비 키워드는 호흡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11일 밤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B조 4차전에서 중앙 수비수로 강민수와 조용형을 기용했다. 예상과는 다른 결과였다. 현실적으로 승리보다는 무승부를 노릴 것으로 예측됐던 허정무 감독은 이정수와 강민수를 기용할 것이 유력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허정무 감독은 이란전의 관전 포인트로 세트 피스 수비와 공중볼 처리를 천명하면서 상대적으로 몸싸움에 약한 조용형보다는 이정수와 강민수의 역할에 높은 비중을 뒀다. 그러나 이정수와 강민수가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적을 뿐만 아니라 바레인과 평가전에서 몇 차례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것이 문제였다. 반대로 조용형과 강민수는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을 뿐만 아니라 빠른 역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비록 후반 12분 자바드 네쿠남에게 프리킥으로 한 골을 내줬지만 수비의 잘못이라기보다는 킥이 정확했다. 대표팀은 전반적으로는 철저한 수비를 통해 허정무 감독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없던 것은 아니다. 전반 7분 재빠른 볼 처리를 하지 못하며 위기를 자초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 공격수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겨주지도 못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중앙 수비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중앙 미드필더와 연계 플레이가 문제였다는 지적이다. 김정우 홀로 중앙 장악에 나서면서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경기 지배력이나 볼 점유율이 떨어져도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펼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경기였다. 그러나 수세로 나서면서도 수비에 허점을 드러낸 것은 문제이다"며 "전방 공격수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주는 플레이가 가능하다면 더 나은 수비 그리고 공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stylelomo@osen.co.kr 조용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