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에서 왜 박지성이 에이스로 꼽히는 지 확인할 수 있는 한판이었다. 박지성은 11일 밤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B조 4차전에서 동점골을 터트리며 자신의 진가를 확인했다. 이날 박지성은 대표팀의 왼쪽 날개로 출격해 상대의 공격을 철저히 막아내면서도 공격의 물꼬를 여는 어려운 역할을 맡았다. 쉽지는 않았다. 이미 대표팀 공격의 핵이 박지성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이란의 집중 봉쇄를 받았기 때문이다. 전반 박지성이 자신의 색깔을 살리지 못하면서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진가는 곧 드러났다. 그것도 후반 12분 자바드 네쿠남에게 프리킥 골을 허용하면서 위기에 처한 순간이었다. 박지성은 후반 35분 기성용의 오른발 프리킥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자 비호같은 움직임으로 몸을 날리면서 동점골을 뽑아냈다. 그리고 박지성의 활약은 대표팀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으며 마지막까지 이란과 대등한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박지성에게 허정무 감독이 원하던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