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드왕 출신' 이상렬, "이제 32살, 아직 죽지 않았다"
OSEN 기자
발행 2009.02.13 08: 55

"철벽 중간 계투진 부활해 내겠다". '좌완 스페셜리스트' 이상렬(32)이 올해 히어로즈 중간 불펜진의 가장 중요한 키플레이어로 떠오를 전망이다. 미국 플로리다 브래든턴의 히어로즈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올 시즌 구상에 여념이 없는 김시진 감독은 최근 통화에서 "이상렬이 만족스러울 정도로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고 밝은 목소리를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감독으로서는 올 시즌 허리를 맡아줘야 할 좌완 투수가 없어 고민에 빠져 있었다. 작년까지 중간에서 고군분투하던 노환수(25)가 팔꿈치 수술로 한동안 전력에서 제외됐다. 상반기에 복귀할 예정이지만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군 제대 후 복귀한 오재영이 선발진 경쟁에 나선 상태고 고졸 신인으로 작년 6경기에서 나와 1승을 올렸던 민성기와 올해 1차 지명 신인 강윤구는 아직 더 경험을 쌓아야 한다. 게다가 작년 선발진과 좌완 불펜진을 오갔던 이현승은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드는 것이 사실상 굳어져 가는 상태다. 결국 반드시 부활해줘야 하는 것이 바로 이상렬이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후 1996년 한화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상렬은 2001년 현대 유니폼을 입은 후 꽃을 피웠다. 2004년까지 4년 동안 48홀드(11승 5패 3세이브) 3.19의 방어율로 최강 불펜진을 형성했다. 호리호리한 체격이지만 다양한 변화구 구사능력과 제구력을 바탕으로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좌완 불펜진이 부족했던 현대에 반드시 필요한 재목이었다. 무엇보다 2003시즌에는 홀드왕 타이틀(16홀드)을 거머쥐었고 2002시즌부터 2004시즌 후 입대하기까지 두자리 홀드를 꾸준히 찍었다. 2007년 2월 제대 후 그 해 7월 복귀했지만 7경기 출장에 그쳤다. 팔꿈치가 좋지 않았다. 지난 시즌 역시 4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4강을 노리는 코칭스태프는 물론 이상렬 스스로도 올 시즌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정민태 투수코치는 이상렬에 대해 "지금 건강상태는 100%로 보인다"며 "워낙 직구와 커브의 제구력이 좋아 이번 캠프에서는 오른손 타자들을 현혹시키는 바깥쪽 체인지업을 연습시키고 있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꼭 예전의 홀드왕 면모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이상렬은 투수들 중에서도 전준호(34), 황두성(33)에 이어 서열 3위에 해당하는 베테랑이다. 대부분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투수진을 이끌어야 한다. 그는 "팀에 워낙 좋은 왼손투수들이 많아 선배로서 참 든든하다"면서 "서로 맡은 역할이 있는만큼 난 중간계투로서 꼭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남들은 내가 노장인줄 아는데 이제 33살이다"며 "오래된 얘기 같지만 홀드왕 출신이다.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시즌 각오를 다졌다. 아울러 "(신)철인이와 함께 꼭 현대시절 철벽 중간계투진을 부활해 보이고 싶다. 지켜봐달라"고 강조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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