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정민철, 노력만큼은 '청년급'
OSEN 기자
발행 2009.02.16 10: 30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데는 '농군 패션'이 최고입니다". 프로야구 통산 승수 역대 2위(161승)의 베테랑 우완 정민철(37. 한화 이글스)이 부활의 나래를 펴기 위해 신발끈을 질끈 동여매며 스타킹을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 6승 10패 평균 자책점 5.23을 기록하며 이름값에 못 미치는 성적을 올렸던 정민철은 현재 한화의 스프링캠프지인 하와이 센트럴 오아후 리지널 파크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프로 18년 차의 관록을 자랑하는 베테랑 정민철은 최고령 송진우(43)와 함께 훈련에 열중하며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훈련 도중 간이로 만들어진 덕아웃서 휴식을 취하던 정민철은 "예전 피렌체 스타일에서 농군 스타일로 거듭났다. 기량 유지 및 부활에는 농군 패션이 최고다"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뒤이어 그는 "아무래도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일이 후배들보다 더 어려워진 만큼 타자들의 라이브 배팅 때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라며 오후 훈련 전개 과정을 이야기했다. "실력을 뽐내기보다 훈련 보조에 가깝다"라고 이야기 한 정민철이었으나 정작 마운드에서는 달랐다. 있는 힘껏 공을 던지며 주자가 득점권에 출루한 상황서 범타 유도를 노린 정민철은 마운드를 내려온 후 자신보다 1살이 어린 손혁 투수 인스트럭터에게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이 전체 7~8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자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마운드를 내려온 후 옆 구장으로 이동해 러닝 훈련에 주력한 정민철은 "예전에 비해 시간이 빨리 간다. 체력을 끌어 올리는 페이스는 예전에 비해 더딘 편인데 정작 시즌 개막은 차츰 다가오고 있다"라며 아쉬움을 털어 놓았다. 일본(요미우리)에서의 2년을 제외하고도 국내 무대서 161승이나 거둔, 프로야구가 낳은 스타 플레이어 중 한 명이었지만 더 좋은 성적으로 건재를 과시하고자 하는 그의 마음이 물씬 배어나왔다. 지난 1월 전인미답의 200승 고지(209승)를 밟고 통산 2000안타를 달성한 양준혁(40. 삼성), 전준호(40. 히어로즈)와 함께 성구회를 창립한 송진우는 정민철에 대해 "아직도 젊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본인의 노력 하에 200승 달성도 불가능하지 않다"라며 후배의 분발을 기대했다. 송진우의 이야기를 전하자 정민철은 이렇게 답했다. "200승이라는 기록이 아무나 달성할 수 없는 대단한 기록 아닙니까.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되는 만큼 고지를 향해 박차를 가할 작정입니다" "후배들이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 굉장히 흡족하다"라며 웃음을 보인 정민철. 베테랑이 발휘하는 기분 좋은 넉살 뒤에 20대 젊은 선수 못지 않은 열정을 지닌 그가 2009시즌 선발진의 보루 역할을 확실하게 해낼 수 있을 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호놀룰루=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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