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야수는 멀었다".
SK 김성근(67) 감독이 1차 스프링캠프인 일본 고지를 떠나 2차 캠프인 오키나와(구시카와) 훈련에 앞서 내린 평가다.
김 감독은 16일 OSEN과의 통화에서 지난 1월 초부터 지난 15일까지 40일 넘게 치러진 1차 캠프를 결산하며 "전체적으로 별로 좋지 않았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투수들은 어느 정도 올라왔다"는 김 감독이지만 "나머지 부분에서는 전력 상승 요인이 별로 없다"며 "2차 캠프지인 오키나와에서 선수들의 상태를 더 지켜봐야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선수 개개인의 레벨업을 통해 전체 SK 야구를 한 단계 더 올려놓겠다"는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나마 마운드에서는 소득이 있었다. 기존 투수 전력을 제외하고 대졸 신인 투수 박현준(22)이 코칭스태프의 기대보다 120%의 기량을 선보였다. 사이드암인 박현준은 최고구속 150km를 찍을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1군 전력감으로 낙점 받은 상태다. 캠프 내내 상승 페이스를 보이던 전병두는 다소 주춤하고 있다. 걱정하던 마인드 부분에서 다시 엇박자를 내고 있다. 엄정욱, 제춘모, 고효준 등 새롭게 떠오른 전력에 대한 평가는 오키나와로 일단 유보했다.
여기에 새 얼굴인 마이크 존슨과 크리스 니코스키 두 명의 용병 투수에 대한 평가도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첫 실전등판을 지켜 본 후 "둘 다 별로"라는 김 감독의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시즌 직전까지 몸을 어떻게 만들지 두고 본다는 계산이다.
외야는 사실상 지난해 전력 말고는 이렇다할 뚜렷한 상승요인이 없다. 내야와 외야를 함께 봤던 모창민이 최근 다시 내야 비중을 늘렸다. WBC 대표팀 합숙을 위해 최정과 정근우가 하와이 호놀룰루로 떠났기 때문이다. 박정권, 김용우, 최길성, 김기현 등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외야는 박재상, 조동화, 박재홍 외에 백업 요원이 없다. 김강민의 부재를 다시 한 번 통감해야 했다.
내야는 뚜렷한 성장세는 없지만 백업 요원이 그래도 든든한 편이다. 작년에 없었던 안경현, 김용우를 비롯해 이호준, 박정권이 돌아온다. 또 박정환, 모창민 등을 비롯한 거의 전 선수가 멀티 포지션이 가능하다. 김동건, 권영진 등이 부상이지만 골반에 이상을 느꼈던 나주환이 최근 거의 정상 상태로 돌아왔다. 왼쪽 어깨를 다쳐 일시 귀국했던 박정환도 다시 오키나와로 합류했다. 정경배도 시즌에 맞춰 재활이 진행 중이다.
포수는 박경완 외에는 대안이 없다. 외야와 함께 가장 취약하다. 정상호가 있지만 다친 골반이 아직 완전한 상태가 아니다.
SK 전력분석팀 김정준 과장은 "젊은 선수들이 초반에 워낙 빨리 치고 올라왔다. 시기상 지금쯤 안정돼야 하는 시기인데 그렇지 못하다"며 "전체적으로 기대에 60~70%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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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