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후 꾸준한 후속관리 요구돼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드라마 ‘꽃보다남자’를 통해 뉴칼레도니아가 노출되면서 관련 기관 및 업체가 소위 ‘끼워넣기 광고’인 PPL(Product Placement)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지역과 무관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물론 초등학생들에게까지 뉴칼레도니아를 인지시킨 PPL의 파급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다. 뉴칼레도니아 전문여행사인 에이젠투어는 방송 직후 10분 사이에 홈페이지에 1만명이 접속했으며, 집중된 접속자로 인해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행복한 해프닝을 겪어야 했다. 또한 방송 이후 평소보다 문의는 10배, 모객은 6배 정도로 뛰었다. 이러한 호응에 힘입어 에이젠투어는 지방 여행사를 대상으로 뉴칼레도니아 상품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서울에서 열린 설명회에서는 35개 업체에서 50여명의 여행사 관계자가 참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PPL은 드라마나 영화 속에 제품을 노출시켜 대중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한 홍보방식이다. 영화 ‘쉬리’에서 SK텔레콤의 통화 연결음 노출로 관계 통신사의 가입률이 증가해 이후 여러 기업에서 폭넓게 이용되고 있으며, 여행분야 쪽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직접적인 반응이 있다고 해서 매출에 곧바로 반영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관광청 및 여행사들은 새로운 지역을 소개하거나 자사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등의 효과를 노리며 PPL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업계에서 간접광고의 포문을 연 여행사는 모두투어다. 모두투어는 BPL(Brand Placement) 즉, 자사의 브랜드를 알려 인지도를 높이고자 2005년 ‘프라하의 연인’의 제작을 지원하며 대중에게 사명을 각인시켰다. 이후 모두투어에는 프라하를 포함한 유럽상품 문의가 급증했다. 당시 유럽여행 상품가가 높았던 만큼 수익으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았으나 새로운 목적지에 대한 여행객들의 니즈에 부합해 꾸준한 판매로 이어졌다. 이밖에도 모두투어는 ‘주몽’, ‘마왕’, ‘황금신부’, ‘이산’ 등에도 지속적으로 자사의 배너를 노출시켜왔다. 한진관광은 최근 어려운 경기상황 속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PPL 형식의 홍보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진관광은 최근 BI를 KAL투어로 바꾸고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에덴의 동쪽’을 통한 브랜드 노출로 한진관광 홈페이지에는 평소의 300%가 넘는 접속자가 방문하고 있다. 이에 한진관광은 직접적인 매출을 기대하기보다 꾸준히 브랜드를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추가적으로 올해까지 1~2건의 드라마 촬영지원을 통한 PPL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타이완관광청은 지난해 ‘타이완 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정부차원의 대폭적인 홍보지원의 일환으로 드라마 ‘온에어’의 제작을 지원한 바 있다. 이후 여행사들은 촬영지로 노출됐던 야류, 화련지역을 일정에 새롭게 포함시켜 판매하는 등 PPL을 통한 가시적인 효과를 누렸다. 타이완관광청에 따르면 온에어가 방송된 지난해 3월 후의 타이완 입국 한국 여행객 수치는 2만명이상으로 전년동월 대비 30~4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당시 관련 신문 및 잡지에 기사화된 광고효과는 10억원에 달하는 걸로 추산된다. 이후에도 타이완 방문 한국여행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관광청으로 드라마 촬영지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이중 가장 두드러진 효과는 수요층의 확대다. 중장년층의 관광지로 인식돼 온 타이완이 드라마의 영향으로 젊은층 수요를 끌어들였고, 이후 밤도깨비 여행상품이 출시되기도 하는 등 FIT(개별자유여행) 목적지로의 가능성까지 획득하게 됐다. 이에 타이완관광청에서는 이달부터 온에어의 촬영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가이드북 '온 어 저니(On a Journey)'를 무료로 배포해 PPL에 따른 한시적인 반응을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카오도 드라마 ‘궁’으로 이미지 쇄신의 기회를 갖게 됐다. 카지노 목적지로만 인식돼 오던 마카오가 PPL을 통해 대중적인 여행지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것. 마카오관광청 관계자는 “방송 이후 FIT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수요 창출보다 인지도 상승에 초점을 맞춰 PPL을 진행했기 때문에 거시적인 관점에서 효과를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PPL을 막대한 비용이 지출되는 만큼 ‘위험한 도박일 수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자유투어는 뉴칼레도니아는 인지도 확립에는 확실한 성공을 거뒀으나 드라마 시청자의 연령층이 낮아 직접적인 수요로 연결되기는 힘들다는 반응이다. FIT클럽도 방송 전에는 예약 취소율이 5%대로 높지 않았으나 방송 후에는 예약율도 높지만 그만큼 취소건수가 늘어 PPL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JNTO(일본정부관광국) 관계자는 “JNTO측에도 제의가 들어오고 있으나 PPL은 막대한 금액이 지출돼 고사했다”며 “드라마의 호응도에 따라 파급효과가 달라질 수 있어 관광청 측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도쿄나 오사카 등 이미 인지도가 높은 곳을 제외하고 PPL이 보다 다양한 지역이 소개될 수 있는 통로로 작용한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여행업계는 시장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PPL에 따른 지역 노출 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한편, 현지와의 협력으로 제반시설에 있어 취약점이 드러나는 부분은 꾸준히 개선시켜 나가는 등 사후관리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 : 여행미디어 김승희 기자] bom@tourmedia.co.kr [OSEN=생활경제팀]osenlif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