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들만 안다. 요즘 인기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 티켓 구하기가 얼마나 힘든 지를. 빅뱅 '빅쇼'에 이어 이번 주말 열리는 동방신기의 아시아 투어 서울 콘서트를 앞두고 청소년 팬들 사이에 티켓 대란이 한창이다. 동방신기와 빅뱅은 최근 남성 아이돌 그룹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국내 최강인 SM 아이돌 그룹의 맥을 잇는 동방신기가 휩쓸던 시장에 YG 양현석 사장의 야심작 빅뱅이 가세한 형국이다. 가창력 보다 비주얼에 치중하는 걸스그룹들과 달리 제대로 라이브 콘서트를 펼칠 수 있는 가요계 투톱 그롭으로 손꼽힌다. 그래서 이 둘의 콘서트 티켓 대란은 연례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동방신기 세 번째 아시아 투어의 포문을 여는 서울 콘서트는 올해도 어김없이 전회 매진을 기록, 지난 2005년 첫 단독 콘서트 이래 서울 공연 총 13회 연속 매진을 이어갔다. 2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총 3회에 걸쳐 열리는 ‘동방신기 THE 3rd ASIA TOUR CONCERT-MIROTIC’은 인터넷 예매사이트 옥션 티켓을 통해 예매 오픈을 해 회당 1만2,000석씩 총 3만6,000석 모두 매진됐다. 이에 앞서 빅뱅도 1월31일부터 2월1일까지 서울 방이동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단독콘서트 '빅쇼'(Big show)를 펼쳐 5만2천여명 관객을 끌어모았다. 지난해에만 35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진 빅뱅은 이번 콘서트를 앞두고 153억원 규모의 손해보험에 가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네 차례 열린 빅뱅의 콘서트는 10분 만에 예매 티켓이 동나고, 매회 1만3000석이 꽉 들어찰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티켓 매출만 34억원을 기록한 이번 콘서트 무대에 쏟아부은 돈은 무려 20억 원. 기타 제반 경비를 감안할 때 수익보다 팬 서비스와 세 과시를 목적으로 하는 아이돌 그룹 콘서트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래서 아이돌 그룹의 팬들은 해마다 한 두 차례에 불과한 이들의 콘서트 관람에 목을 매고 있다. SM과 YG 측은 티켓의 90% 이상을 인터넷 판매하고 있지만 발매 부터 매진까지 수십여분이 소요될 뿐이다. 수 십만명의 팬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일제히 판매 사이트에 접속하면서 벌어지는 과부하 소동이 반복될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와중에 SM과 YG는 팬들의 성화에 못이겨 콘서트 횟수를 늘리는 고육지책까지 썼지만 역부족으로 드러났다. 팬들은 물론이고 연예인과 연예계 종사자들의 티켓 부탁조차 소화하지 못해 아우성이라는 것이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MBC 예능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에 출연한 승리가 "내 친구의 식탁으로 오면 빅뱅 콘서트 티켓 2장을 드리겠다"고 당근을 내걸었을 정도다. 동방신기의 콘서트 티켓 구하기도 빅뱅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 원가의 몇 배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지만 팔려는 공급보다 사려는 수요가 더 많은 실정이다. 동방신기와 빅뱅의 콘서트에 이처럼 엄청난 팬들이 몰리고 티켓대란이 벌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뭘까. 국내 가요 시장의 대형 콘서트가 줄어든데다 아이돌 대표 그룹들답게 티켓 가격을 능가하는 수준급 무대를 선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가요관계자들의 지적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