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 미소' 현재윤(30, 삼성)의 방망이가 예사롭지 않다. 현재윤은 일본 오키나와 전훈 캠프에서 열린 세 차례 자체 평가전을 통해 2루타 2개를 포함해 타율 7할1푼4리(7타수 5안타) 1타점 1득점 2도루로 팀내 타자 가운데 최고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12일 경기에서 3타수 3안타 1득점 2도루로 수훈 선수로 선정된 현재윤은 13일 2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16일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 2개를 터트렸다. 현재윤의 맹타를 지켜보는 코칭스태프와 구단 관계자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할 정도. 그동안 현재윤은 '비운의 선수'라는 수식어가 끊이지 않았다. 신일고와 성균관대 시절 아마 최고의 포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2002년 프로 입단 후 병역비리와 뜻하지 않는 부상을 입으며 잇딴 악재에 시달렸다. 그는 계약금 1억 8000만원을 받고 삼성 유니폼을 입었으나 진갑용(35)이라는 당대 최고의 안방마님에 가려 백업 신세를 면치 못했다. 2004년 77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1푼4리(210타수 45안타) 4홈런 20타점 29득점 2도루에 그쳤으나 성공 가능성을 예고했다. 프로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조금씩 높여가고 있을 무렵, 현재윤은 '병역 비리'라는 철퇴를 맞았다. 그는 2007년 8월 전역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를 통해 "다른 선수들처럼 1군에서 활약하고 싶었지만 군 문제를 해결하는데 신중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2008년 아마 시절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로 해외 전훈부터 단내나는 훈련을 거듭했던 현재윤은 지난해 3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부딪혀 쇄골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선동렬 감독은 현재윤의 부상 소식에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진)갑용이와 반반씩 해주면 좋을텐데"라고 혀를 찼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허벅지 부상을 입은 진갑용 대신 후반기 삼성의 안방을 지킨 현재윤은 안정된 투수 리드 뿐만 아니라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그는 9월 한달간 타율 2할8푼6리(49타수 14안타) 1홈런 6타점 4득점으로 '주전 못지 않은 백업'의 위력을 발휘했다. 특히 배영수(28), 윤성환(28), 오승환(27), 안지만(26), 권혁(26) 등 젊은 투수들과 환상의 조화를 이루며 힘을 불어넣었다. 현재윤은 '2009년은 현재윤이 대세'라는 농담을 던지곤 한다. 그는 겨우내 경산 볼파크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동안 흘렸던 땀방울의 결실을 이번 전훈을 통해 얻는 셈. 불행했던 과거는 잊었다. 이제 행복할 일만 남았다. '2009년은 현재윤이 대세'라는 그의 농담이 현실이 될지 주목된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