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웅 연출의 ‘강철왕’…아르코씨티 오픈기념, 앙코르 공연
OSEN 기자
발행 2009.02.18 08: 15

극공작소 마방진의 연극 ‘강철왕’이 3월 6일부터 3월 29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씨티 소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에 들어간다. 지난 15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에서 막을 내린 ‘강철왕’은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를 인정받아, 대학로 아르코씨티 극장 프리오픈 기념 공연으로 선정됐다. 스트레스를 받아 스테인리스가 되는 어느 댄서의 이야기 ‘강철왕’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가 받아들여야 하는 스트레스를 그리고 있다. ‘마리화나’ ‘이발사 박봉구’의 입담 좋은 연출가 고선웅이 연출한 이번 작품은 고선웅 특유의 재치로 재미를 더했다. 고선웅 작가의 고뇌가 돋보이는 엄청난 양의 대사와 배우들의 앙상블은 공연을 보는 내내,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스트레스, 스테인리스를 만들다’는 포스터 문구부터가 그렇듯 고선웅표 맛깔 나는 말발로 ‘속사포 같은 대사’ 가득한 코미디 연극을 선사한다. 고선웅이 2009년 새해벽두에 내놓은 연극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스테인리스 인간’이 된 한 남자의 이야기다. 꽉 쥔 주먹과 근육질 팔뚝의 ‘강철왕’이 고선웅 연극의 주인공이다.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에 스테인리스 인간, 강철왕이 되는 남자 주인공 왕기는 무용수를 꿈꾸고, 아버지는 그에게 열처리공장을 물려주고 싶어한다. 첨단 자동화 설비 때문에 해직된 노동자들은 왕기를 인질로 가두는데 실수로 열처리 라인에 빨려 들어가며 온몸이 열을 받아 스테인리스인 강철왕으로 탄생한다. 주인공 왕기는 스트레스를 받아 강철왕으로 변하지만 그것 또한 왕기에게는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고 만다. ‘강철왕’에서는 고선웅 연출가의 신선한 대사들이 살아 숨쉰다. 근육질의 배우들이 펼치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장면이 한 편의 퍼포먼스처럼 진행돼 볼거리도 풍성하다. 하지만 고선웅 연출은 단순한 말장난과 가벼운 웃음만을 선사하지는 않는다. 꿈에 좌절하는 청년의 모습과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는 노조 파업, 노동자와 정부와의 충돌 등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는 스트레스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냈다. jin@osen.co.kr 연극 ‘강철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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