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가 많으니 구위가 최고구만". 한화 이글스의 전지 훈련이 한창인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치한 센트럴 오아후 리지널 파크. 문동환(37. 한화 이글스)의 공을 받던 이도형(34)은 기자단의 시선이 문동환에게로 향하자 잇단 칭찬으로 투수의 기를 북돋워 주었다. 이도형의 추임새는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 문동환은 포수 미트를 향해 묵직한 직구를 던졌고 공이 미트에 꽂히는 파찰음은 그의 구위를 실감케 할 정도로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투구를 지켜보던 손혁 투수 인스트럭터 또한 "조금 더 낮게 제구한다면 좋을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덧붙였을 뿐, 릴리스 포인트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주문을 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스프링캠프부터 왼쪽 장딴지-고관절-종아리-허리 등 잇단 부상으로 인해 1군서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하며 주춤했던 문동환은 전지훈련서 부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인식 감독 또한 "확실히 구위가 나아졌다"라며 문동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췄다. 18일(한국 시간) 한화 훈련장에서 만난 문동환은 "페이스는 괜찮다. 팔꿈치 부위 또한 아프지 않아 공을 던지는 데는 별 무리가 없다"라며 너털 웃음을 지었다. 롯데 시절부터 팔꿈치 부상과 수술, 그리고 긴 재활이라는 쉽지 않은 길을 걸었던 문동환이었기에 만 37세라는 나이와 부상 전력에 따른 움직임의 위축 여부가 궁금했다. "수술은 모두 롯데서만 했었네요. 부상이 재발할까봐 두려움을 갖고 소극적인 피칭을 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제 경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긴 재활 기간으로 인해 실전 감각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합류 후 제 구위를 발휘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두려움을 낳았습니다" 문동환은 1995년 연세대 졸업 이후 곧바로 프로에 입단한 것이 아닌, 현대 피닉스를 거친 뒤 1997시즌 롯데에 입단했다. 피닉스 시절이 프로 입단 후 적응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는지에 대해 묻자 그는 "좋았습니다. 덕분에 계약금도 많이 받고. 물론 몸값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정적인 요소가 있기는 했지만 덕분에 프로 선수들의 연봉 최저 한도도 12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라갔지 않습니까"라며 이야기를 덧붙였다. "실업 야구가 사라지면서 프로서 방출된 선수들이나 고교, 대학 졸업 후 미지명된 선수들의 앞길이 막혀버린 것과 다름 없습니다. 야구 특기자들의 재사회화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전제 하에 평소에는 회사서 근무하면서 야구를 병행하는 시스템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야구 특기자들이 직업 야구인으로는 희박한 가능성 속에 살아가고 있는 데 실업 야구가 부활한다면 재사회화와 야구를 지속하는 두 가지 방법을 모두 꾀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문동환의 2009시즌 목표는 소박하면서도 간절했다. 부상의 질곡에서 오랫동안 허덕였던 그였기 때문인지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마운드에 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올해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제가 생각하기에는 몸 상태가 80% 정도인데 이대로 페이스를 손조롭게 끌어올려 건강한 몸으로 시즌을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2군 경기 등판 후 몸이 안 좋았던 만큼 다시는 그러한 일이 없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는 게 제 목표이자 소망입니다" farinelli@osen.co.kr 한화 이글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