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공연계 젊은 배우들, '스포트라이트를 맞다'
OSEN 기자
발행 2009.02.19 08: 37

2009년 전반기 문화계는 지난해에 어어 한국 공연계의 맥을 잇는 젊은 배우들의 탄생을 기대해 보는 해로 시작된다. 지난해 한국 연극 100주년을 맞아 평소에 보기 드문 연극작품들이 쏟아졌고 8회째 열린 서울국제공연예술제를 통해 세계 유수의 작품들이 초청돼 선보였다. 대작들 속에 우리 연극계 젊은 배우들의 기량이 급상승, 괄목할 만한 연극작품들이 다양하게 소개됐다. 뮤지컬은 어땠을까? 지난해 한국뮤지컬계는 최다 작품 수를 기록한 해라해도 무방할 만큼 많은 공연들을 쏟아냈다. 물론 그 속에서 작품성을 내세운 뮤지컬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대중들과 호흡하기 위한 흥행 공식을 다양하게 적립하는 시도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공연계의 성과를 떠나 공통적으로 두드러진 것은 젊은 배우들의 약진이었다. 자신의 영역을 넓혀 문화계 무대에 서는 연예계 스타급 배우들이 있었는가 하면 당당히 그들과 겨뤄 무대에서 자리매김하며 색깔을 드러낸 공연계 배우들이 있었다. 지난해 유망주에 선정된 젊은 배우들의 2009년 전반기 공연행보를 함께 짚어봤다. 뮤지컬 ‘돈 주앙’(2월6일-3월8일)…강태을 지난해 하반기 뮤지컬 ‘대장금’의 조광조를 시작으로 ‘록키호러쇼’의 프랑큰 퍼터와 ‘돈 주앙’의 타이틀 롤까지 연달아 행운을 거머쥔 강태을(30)은 일본 극단 사계(四季)에서 5년 간 활동한 배우다. 일본에서 활동할 당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시몬 역과 ‘캣츠’를 비롯해 ‘라이온 킹’ 등의 주역으로 무대에 섰던 경험이 있다. ‘돈 주앙’의 트리플 캐스팅에서 가장 먼저 캐스팅 된 강태을은 파워풀한 가창력이나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로 오리지널 ‘돈 주앙’의 이미지와 가장 흡사한 캐릭터로 떠오르는 기대주다. 연극 ‘레지스탕스’(2월20일-3월10일)…김주완 김주완(33)은 극단 골목길의 배우다. 지난해 ‘골목길 햄릿’(연출 박근형)으로 열연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극단 골목길과 햄릿이 좀 어울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관객들은 ‘골목길 햄릿’의 김주완 연기는 훌륭했다고 평했다. 극단 골목길의 또 다른 작품 ‘너무 놀라지 마라’(연출 박근형)에서 안 그래도 다가가기 어려운 극단 골목길의 작품을 더 불편하고 더 냄새나게 한건 만성변비에 시달리며 형수의 방을 찾는 시동생, 배우 김주완이었다. 연기경력 8, 9년의 김주완의 연기는 확연히 늘었다는 평이 뒤따랐다. 부조리한 현실의 캐릭터를 깊이 있게 담아낼 줄 아는 김주완의 새로운 무대 ‘레지스탕스’가 궁금하다. 연극 ‘청춘, 18대1’(2월 24일-3월15일)…이진희 이진희(26)는 연희단거리패의 ‘어머니’에서 어린 일순 역으로 2004년 데뷔했다. 당시에도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로 주목 받았다. 많은 평론가들이 지난해 여름 ‘청춘, 18대 1’ 초연에서 안정적이면서도 극의 서정성을 최대로 이끌어냈던 이진희의 연기를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초롱초롱한 눈빛에 순수함을 가득 담아 그녀만의 매력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종종 엉뚱함을 드러내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고 전개되는 극 속에서 틈틈이 감동을 선사할 줄 아는 젊은 배우의 풋풋한 무대였다. 지난해 연극 ‘청춘, 18대 1’에서 조선 젊은이들 사이에 유일한 일본인 역을 소화하며 애교어린 대사와 사랑스러움으로 관객들에게 주목받은 이진희는 연극에서 유난히 강조됐던 ‘춤’을 연습하던 도중 발 등뼈가 부러져 아쉬움을 남겼다. 못 다한 초연의 열정을 재공연이 시작되는 오는 24일, 다시 쏟아낸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4월)…전미도 지난해 전미도(27)는 뮤지컬 ‘사춘기’와 연극 ‘신의 아그네스’ 2편의 작품으로 ‘2008 대한민국 연극대상’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연극계에서 20대 젊은 배우가 2편의 작품으로 신인상을 거머쥐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뮤지컬 ‘사춘기’와 연극 ‘신의 아그네스’는 무대 위에서 배역에 몰입하고 관객에게 집중해 연기에 열정을 다하는 전미도식 연기의 3요소가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이었다. ‘신의 아그네스’를 통해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연기를 소화해낸 전미도는 ‘아그네스’ 이미지를 탈피하는 작업으로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뮤지컬 무대 ‘김종욱 찾기’를 선택했다. 또 다른 새로운 매력을 발산하는 전미도의 행보에 주목해본다. jin@osen.co.kr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태을, 김주완, 이진희, 전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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