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투자가 건전한 축구 팀을 만든다? 최소한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의 생각은 그렇다. 플라티니 회장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그룹 정상회담에서 유럽 축구리그의 재무 건전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플라티니 회장은 "80년 만에 찾아온 금융 위기로 모두가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축구는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하며 "유럽 축구리그 전체가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플라티니 회장은 "유럽 축구리그가 힘을 합쳐 새로운 시스템을 고안할 때"라고 촉구했다. 플라티니 회장은 유럽식 경영 시스템을 추구하던 축구에 전형적인 미국식 시스템인 샐러리캡을 도입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 각 구단의 수익에 따라 선수의 연봉 및 이적료로 지불할 수 있는 금액에 제한을 두는 시스템이다. 플라티니 회장은 "클럽의 지출을 줄일 수 있는 수단을 찾아야 한다"면서 "유럽 클럽 연합(ECA)의 합의가 있어야 진행할 수 있는 일이지만 매출액의 50~60%까지 인건비를 지출할 수 있도록 제한하면 어떨까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 부분에는 적지않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플라티니 회장이 생각하는 매출액에는 입장권, 스폰서십, 마케팅 그리고 TV 중계권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구단주 개인의 능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첼시, 맨체스터 시티 같은 구단은 발이 묶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플라티니 회장은 이런 기준을 지키지 못할 경우 UEFA가 주관하는 챔피언스리그 및 유로파 리그의 출전을 제한할 생각이기에 해당 구단들의 저항이 거셀 전망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플라티니 회장의 주장에 "반 잉글랜드적 성향이 있는 것 같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플라티니 회장의 주장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한 명의 선수를 영입하는 1억 1000만 유로(약 2032억 원)를 지불하는 모습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되물은 플라티니 회장은 "미국식 시스템이 무조건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고 말하며 샐러리캡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