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는 송구가 문제고 최정도 아직은 부족하다". 터줏대감 유격수 박진만(33. 삼성)의 어깨 부상으로 고민에 휩싸인 김인식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이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 경기서 10-7 승리를 거둔 후 유격수로 나선 정근우(27)와 최정(22. 이상 SK)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2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정근우는 이날 경기서 4회 이희근(24)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했으나 이는 1루수 김태균(27)의 글러브를 외면하며 1루 측 백스톱을 향해 날아갔다. 그 사이 타자 주자 이희근은 2루까지 진루한 뒤 이여상(26)의 좌익수 방면 2루타에 홈을 밟았다. 6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한 뒤 6회 유격수로 자리를 옮긴 최정은 이날 5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타격 면에서는 비교적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수비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김 감독은 최정의 움직임이 전형적인 유격수라기보다 3루수에 가까웠다고 밝히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유격수 자리에 구멍이 생기는 최악의 경우에는 대체 요원을 그 자리에 기용해야 한다. 그런데 정근우는 보다시피 송구 면에서 약점을 노출했고 최정도 아직은 아니다. 다음 경기 때는 다른 선수를 기용해 변화를 꾀하는 동시에 현재 내야 요원 중 적절한 대체 요원을 찾아 보겠다" 정근우는 고려대 시절에도 1루수 키를 훌쩍 넘기는 송구로 외야 전향까지 심각하게 고려했던 내야수다. 대표팀서 데릭 지터(37. 뉴욕 양키스)를 닮고 싶다는 뜻으로 2번을 등번호로 택한 최정은 유신고 시절 투수는 물론 내-외야수, 포수까지 소화한 올라운드 플레이어였으나 실전서 전격적으로 유격수 수비를 맡은 적은 없다. 확실한 주전 선수를 제외하고는 '멀티 포지션'을 제창하고 있는 WBC 대표팀이지만 내야의 심장부와도 같은 유격수 자리에 대한 대체 요원은 팀 내서 확실하게 떠오르지 않고 있다. 박진만은 경기가 벌어지는 동안 조대현 트레이너의 스트레칭을 받으며 회복에 집중했고 유격수로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박기혁(28. 롯데) 또한 이 날 경기에 출장하지 않은 채 왼쪽 갈비뼈 부위의 통증이 완전히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데 주력했다. 한편 김 감독은 "공격력이 그런대로 좋았고 투수들 또한 구위가 괜찮았다"라며 경기를 평한 뒤 "투수들 중 제구력이 흔들려 공을 많이 던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경기 경험을 쌓다보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공인구의 경우에도 아직은 익숙하지 않겠지만 계속 던지다보면 편해질 것이다"라며 연습 경기와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페이스를 점진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farinelli@osen.co.kr 호놀룰루=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