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이승호, "대표팀까지 뽑힐 줄 상상도 못했다"
OSEN 기자
발행 2009.02.20 07: 06

"대표팀에까지 뽑힐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SK 와이번스 팬들에게 이승호(28)라는 이름은 여러가지 느낌을 가져다준다. 신생팀이 처음으로 보유했던 젊은 좌완 에이스였던 동시에 기나긴 부상의 질곡을 벗어난 투수이기 때문이다. 팀이 리그의 약체로 순위 싸움에서 밀려날 때도 그는 묵묵히 마운드를 지켰다. 그러나 창단 첫 우승에 성공한 2007시즌, 그의 이름은 보류 선수 등록 명단에 조차 없었다. 기나긴 부상의 터널 속에 임의탈퇴 공시 조치되며 '잠정 은퇴'로까지 몰렸기 때문에 재활에 실패했다면 소리소문 없이 은퇴할 수도 있었다. 재활 성공 후 지난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서 팀의 승리 지킴이가 되며 부활의 나래를 활짝 폈던 이승호는 현재 하와이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의 일원으로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2002 부산 아시안 게임 이후 오랜만에 다는 태극마크다"라며 순박한 웃음을 지은 그는 대표팀 합류 만으로 벅찬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부상을 겪은 이후 재활 중에는 '다시 공을 던질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러한 마음을 가졌던 제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뿌듯할 수 밖에 없죠" 이승호는 2000시즌 SK에 입단한 이후 여러 보직을 거쳤던 투수다. 데뷔 첫 해에는 마무리, 선발을 가리지 않고 등판했으며 지난 시즌에는 좌완 계투로 팀 승리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전천후 투수로 활약한 이승호에게 어떤 보직이 가장 알맞은 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아무래도 선발이 가장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게임을 스스로 풀어 나가니까요. 그렇다고 다른 보직이 싫다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시에 따라 어느 보직에 있던지 제 역할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2007시즌 자신이 선수단에 포함되지 않은 상황서 팀이 일군 창단 첫 우승에 대해 이승호는 "아프지 않았더라면 저 자리에 나도 있었을 텐데"라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으나 "그래도 지난해 팀 우승을 함께 해서 기뻤습니다"라는 말로 다시 순박하게 웃어 보였다. "위기 상황을 맞기도 했지만 삼진을 잡겠다는 것보다는 최대한 실점이라도 줄여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범타가 속출해 상황이 유리하게 변하더라구요" 러닝 훈련 등 체력 보강으로 SK의 고지현 캠프를 소화했던 이승호는 계투진서 최대한 자신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투구수 제한' 조항을 처음으로 체험하는 만큼 그에 대한 대처 방안도 이야기했다. "박경완(37) 선배가 강약 조절을 즐기는 포수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타자 성향에 맞춰 리드하는 것이 경완 선배의 스타일입니다. 경완 선배의 리드를 따라 공격적 성향을 띄고 팬들에게 확실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farinelli@osen.co.kr 호놀룰루=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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