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도 된다는 이야기가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하와이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 훈련에 매진 중인 박경완(37. SK)이 지난 1996시즌 삼성과의 원정경기서 일어난 대추격전에 대해 웃음을 띄우며 이야기했다. 20일(한국 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치한 센트럴 오아후 리저널 파크서 훈련을 마친 뒤 만난 박경완은 지난해 말 자신을 괴롭혀 온 발목 부상에 대해 "이제는 괜찮다. 불펜서 투수들의 공을 그대로 받는 등 움직임에는 별 이상이 없다"라고 밝혔다. 박경완은 전날 한화와의 연습경기서 4회 만루포를 작렬하는 등 2타수 2안타 5타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뒤이어 박경완은 "전날 쌍방울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박진석 선배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라며 1996년 6월 23일 대구 삼성-쌍방울 전 추격전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이는 당시 삼성 소속이던 '헐크' 이만수(현 SK 수석코치)와 마운드에 있던 박진석이 몸에 맞는 볼로 인해 열띤 추격전을 벌인 것이다. 마운드 근처서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는 것과 달리 투수 박진석이 구장을 헤집고 뛰어다니며 이만수에게 잡히지 않으려 준족을 과시(?), 야구팬들의 웃음을 절로 자아냈던 사건이었다. 박경완은 당시 쌍방울 포수로 박진석과 호흡을 맞추고 있었다. "진짜 웃겼다"라며 운을 뗀 박경완은 "첫 타석서 이만수 선배가 몸에 맞는 볼을 맞았다. 4회 두번째 타석이 찾아왔는 데 진석이 형이 몸에 맞는 볼을 내줬기 때문인지 몸쪽 공 대신 바깥쪽 공으로 던지려고 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뒤이어 박경완은 "맞아도 괜찮으니 안쪽으로 던지라고 소리쳤다. 나는 안타나 홈런을 맞아도 되니 과감하게 던지라고 한 건데 이만수 선배는 '몸에 맞아도 괜찮다'라는 뜻으로 오해를 했다. 그래서 타석에 자세를 고쳐 잡으면서 '어린 놈이 뭐라 케쌌노'라며 내게 화를 내시더라"라고 추격전의 원인에 대해 밝혔다. "근데 하필이면 공이 헬멧에 맞아 웃기는 장면이 연출됐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은 박경완은 "굉장히 웃겼다. 중견수 방면을 거쳐 우익수 자리까지 도망간 뒤 1루수 자리 근처에서 결국에는 잡혔다. 내 한 마디 때문에 당시 삼성 감독이시던 백인천 감독도 엄청 노하셨다. 돌이켜 보면 참 진땀나던 순간인 동시에 재미있는 추억이다"라고 이야기했다. farinelli@osen.co.kr 호놀룰루=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