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익수 놓고 박재홍과 싸워야지". 외야수 김용우(30)가 가장 힘들다는 SK 주전 외야수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용우는 지난 19일 일본 오키나와 나고구장에서 가진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1군과의 연습경기에서 우익수 겸 6번타자로 선발 출장, 팀내 유일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로써 전날 일본 우라소에 구장에서 가진 야쿠르트전에서도 2안타 3타점을 올린 김용우는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타격에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를 지켜 본 SK 김성근(67) 감독은 김용우를 박재홍(36)의 라이벌로까지 격상시켰다. 김 감독은 경기 후 OSEN과의 통화에서 0-4로 패한 것에 대해 "팀은 예상한 대로 아슬아슬하다. 타순 짜기도 그렇고 투수들도 그다지 좋지 않다"고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김용우에 대해서는 "괜찮더라. 수비도 많이 좋아져 올해 뭔가 할 것 같다. 이제 우익수 박재홍과 싸우는 일만 남았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김용우를 박재홍의 포지션 경쟁자로 내세워 본격적인 포지션 경쟁을 예고한 셈이다. 지난 시즌 후 LG에서 방출의 설움을 겪은 인천고 출신 김용우는 곧바로 테스트를 거쳐 SK와 계약했다. 옛 스승이었던 김 감독이 지휘하는 고향팀인 SK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워보겠다는 의지도 있었다. 이에 김 감독은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지 않나"며 경기에서 드러나지 않은 평가도 내세워 김용우를 칭찬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박재홍의 이름까지 거론한데에는 다른 의미로도 해석된다. SK 외야진은 이진영의 이적, 김강민(27)의 중수골 종양 수술로 인해 올 시즌 박재상-조동화-박재홍의 3인 체제로 기본 틀을 꾸려갈 예정이다. 문제는 그동안 백업 외야수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1군급 활약을 펼친다 하더라도 과연 실전에서는 어떨지 확신을 내리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런 점에서 김용우가 우익수 경쟁자로 급부상했다는 점에서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는 곧 '노력하는 선수에게는 언제든 공정한 경쟁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선수들에게 인식시켜 남은 전훈에서 더욱 열심히 해줄 것을 독려하는 차원이다. 적어도 김용우는 최소 올 시즌 대타요원으로 낙점을 받았다고 해도 무방하다. 김용우를 통해 현재 90% 정도의 몸상태를 보이고 있는 이호준, 김재현, 박재홍 등 베테랑 타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게 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목표로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인 SK가 서서히 전체 포지션의 틀을 맞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letmeout@osen.co.kr 김용우-박재홍(SK 와이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