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호, 우리도 대세는 '발야구'
OSEN 기자
발행 2009.02.20 12: 22

"그린 라이트 부여해 득점 루트 개척한다". 최근 한국 야구의 아이콘 중 하나로 떠오른 '발야구'에 김인식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감독 또한 동참했다. 김 감독은 20일(한국 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치한 센트럴 오아후 리저널 파크서 선수단의 훈련을 지도하던 도중 "준족들의 도루 시도 등을 자유롭게 할 것이다. 뛰어서는 안될 상황에서만 지시가 나올 것"이라며 '그린 라이트'를 부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훈련에 참가 중인 선수들 중 김 감독으로부터 확실하게 자율권을 부여받은 선수는 이종욱(29, 2008시즌 47도루-2위), 고영민(25. 이상 두산, 39도루-4위), 정근우(27. SK, 40도루-3위), 이용규(24. KIA, 28도루-공동 7위) 등 자타가 공인하는 발빠른 야수들이다. 오는 24일(한국 시간) 훈련에 참여하게 될 추신수(27. 클리블랜드) 또한 그린 라이트를 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이택근(29. 히어로즈)이나 이진영(29. LG)은 앞으로 좀 더 지켜볼 것"이라며 주루 플레이 활성화에 대해 이야기한 김 감독은 "일단 출루하는 것이 선결 과제이지만 발빠른 주자들이 누상에서 상대를 뒤흔든다면 득점 활로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발야구'가 한국 야구를 대표하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 일이 아니다. 지난 2006년 제1회 WBC서 한국은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 플레이보다 강한 투수진을 바탕으로 다득점이 아닌, 결정적인 순간 터지는 적시타로 승리를 거머쥐던 팀에 가까웠다. 여기에 한국은 당시 유일한 무실책 팀으로 '수비 강호'의 이미지를 세계 무대에 심어 놓았다. 그러나 점차 젊은 야수들이 빠른 발로 그라운드를 휘젓는 장면을 프로 야구서 자주 접하게 되면서 공격력 또한 조금씩 상승했다. 김 감독 또한 "이전에는 공격력이 중심 타자에게로 집중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젊은 선수들의 가세로 상향 평준화 되었다. 특히 주루 플레이 면에서는 1회 대회 때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아졌다"라며 주루 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표팀의 붙박이 톱타자로 활약하게 될 이종욱은 "필요한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도루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린 라이트를 부여한 만큼 출루에 집중하는 동시에 투수의 시야를 흐트러놓는 데 집중하겠다"라며 '자율권'을 거머쥔 데 대한 소감을 밝혔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와 도루는 단순히 베이스 하나를 더 가는 것이 아니다. 득점 가능성을 높이면서 기세를 올리는 동시에 상대방의 목덜미를 죄어드는 느낌을 가져다주는, 승리를 위한 하나의 강력한 수단이다. '발야구'라는 새로운 무기를 장착한 김 감독이 어떤 묘책으로 한국의 호성적을 이끌 수 있을 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farinelli@osen.co.kr 호놀룰루=손용호 기자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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