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남다르다. 오는 3월 열리는 제2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을 앞두고 추신수(27.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대한 김인식 대표팀 감독의 믿음은 시간이 갈 수록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20일(한국 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치한 센트럴 오아후 리저널 파크서 "발 빠른 타자들에게 '그린 라이트'를 부여해 출루 시 주루 플레이의 자유도를 높일 것이다. 오는 24일 훈련에 합류하는 추신수 또한 그린 라이트를 부여받는 타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07시즌 팔꿈치 수술로 인해 재활에 힘써야 했던 추신수는 지난 시즌 94경기에 출장, 3할9리 14홈런 66타점을 기록하며 클리블랜드 타선의 강력한 무기 중 하나가 되었다. 특히 지난해 9월 한 달 간 4할 5홈런 24타점을 기록, 한국 출신 메이저리그 타자 최초로 월간 최우수 선수(MVP, 아메리칸 리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와이 전지훈련 초기 김 감독은 "이대호(27. 롯데)와 김태균(27. 한화)은 수비 포메이션이나 상대 투수를 고려해 유동적으로 4,5번에 기용할 것이다. 그러나 추신수는 3번 타자로 못을 박을 것"이라며 "이승엽(33. 요미우리)처럼 화끈한 홈런포를 마구 쏟아내지 않더라도 적절한 중거리포로도 타점 양산은 가능하다"라며 추신수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였다. 여기에 김 감독은 추신수에게 '그린 라이트'까지 부여하면서 테이블 세터의 타격 불발에 대비한 작전 수행 능력까지 기대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4시즌 통산 9도루에 도루자 7개를 기록, 많은 수치를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타코마(시애틀 산하 트리플 A)서는 도루 능력을 겸비한 적극적인 주자로 인정받았다. 물론 추신수가 빠른 발을 과시하기 위해서는 출루가 중요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 정착하며 그의 타격 스타일이 바뀌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추신수는 지난해 11월 인천 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예전에는 배트에 공을 갖다 맞추는 데 집중했던 반면 지금은 삼진을 당하더라도 좋은 공이 왔을 때 확실히 힘을 싣는 배팅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추신수의 지난 시즌 출루율은 3할9푼7리로 타율에 대비해 나쁜 편이 아니다. 78개의 삼진을 당하기도 했으나 44개의 사사구를 얻어냈다. 특히 8월 이후 장타 위주의 히팅 포인트를 잡아나가며 자신의 타격관을 잡아나갔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추신수는 8월 한 달간 24개의 삼진을 당하며 사사구 9개를 얻어내는 데 그쳤으나 가장 기본적인 스탯은 3할1푼8리 5홈런 17타점으로 준수했다. 장타율 또한 6할3푼5리로 수직 상승하며 타격 스타일이 확연히 달라졌음을 예고했고 이는 9월 화력 발산의 원동력이 되었다. 클리블랜드 측이 "팔꿈치 수술 전력을 지닌 추신수인 만큼 우익수 출장에는 제약을 두었으면 한다"라는 뜻을 밝혀 수비 면에서 추신수의 막대한 공헌도를 기대하기는 힘들 예정이다. 그러나 장타 위주의 배팅을 하며 제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추신수가 대표팀 공격의 핵탄두로 자리한 데 대해서는 확실히 기대해볼 수 있다. 빠른 발과 배팅 파워를 갖춘 3번 타자는 소속팀에 어마어마한 파급 효과를 가져다준다. 부동의 3번 타자로 일찌감치 낙점받으며 대표팀 중심타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추신수가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로 나래를 펼칠 수 있을 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