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과 하라, 그리고 김인식의 화두
OSEN 기자
발행 2009.02.21 10: 09

이승엽과 하라, 그리고 김인식. 잘 알다시피 한국과 일본은 영원한 라이벌이다. 이번 2회 WBC 대회를 앞두고 양국은 서로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아시아 예선 1라운드에서 양국은 조 1위를 놓고 격돌하게 된다. '다크호스' 대만의 전력이 약화된 만큼 양국은 1위 결정전 포함 두 차례의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양국의 행보에는 이승엽의 존재가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승엽은 이미 불참선언을 했다. 이승엽의 불참은 일본에게는 희소식이지만 한국에게는 악재이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역대 일본전에서 거의 대부분 해결사 노릇을 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이승엽의 현 소속팀 지휘봉을 잡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 해 일본시리즈에서 자신을 믿었던 하라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일본시리즈 제패에 실패하자 이승엽은 구단과 하라감독에게 WBC 대회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미묘한 상황이었다. 이미 하라 감독은 우여곡절끝에 일본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상태였다. 이승엽은 2009시즌 부활에 사활을 걸고 있고 그동안 대표팀을 위해 헌신했기 때문에 태극마크 반납은 말릴 수도 없었다. 그러나 이승엽의 불참이 미치는 영향이 너무도 크다는 점에서 일본이나 하라에게는 빅뉴스였다. 하라 감독을 비롯한 일본대표팀은 대회 2연패를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 강한 한국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승엽 없는 한국의 전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에야 말로 한국을 완전히 제압할 수 있는 호기로 여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대로 김인식 감독의 한국 대표팀은 깊은 내상을 입은 채로 출발하게 됐다. 김인식 감독은 이승엽을 대표팀 후보명단에 올려놓고 여러차례 출전희망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승엽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알고 결국 이승엽에 대한 희망을 접었다. 이제 이승엽 없는 중심타선 구성을 놓고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김인식 감독은 이승엽 없이도 일본을 이길 수 있다는 화두를 풀어야 한다. 대포팀이 이 화두를 풀 수 있다면 대표팀은 세대교체를 완벽하게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대표팀 중심타자들인 추신수, 이대호, 김태균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이승엽은 21일부터 이틀동안 일본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 출전한다. 태극마크가 아닌 요미우리 마크를 달고 나선다. 알렉스 라미레스, 에드가르도 알폰소 등과 함께 중심타선에 포진하게 된다. 만일 이승엽이 일본대표팀을 상대로 뜨거운 화력을 쏟아낸다면 어떻게 될까. 한국과 일본이 희비는 더욱 극명하게 갈릴 수도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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