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친한 친구들이죠. (김)태균이나 (추)신수나".
2000 캐나다 에드먼턴서 청소년 선수권 우승을 일군 주역들이 9년 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서 클린업 트리오를 구축하게 되었다. '4번 타자' 이대호(27. 롯데)가 오는 25일(한국 시간) 추신수(27. 클리블랜드)의 하와이 전지 훈련 합류를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22일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치한 센트럴 오아후 리지널 파크서 훈련에 몰두한 이대호는 "지난해 이맘 때에 비해 착실히 몸관리를 했기 때문인지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몸도 이전보다 가벼워진 느낌"이라며 방긋 웃었다. 이대호는 이날 3루 수비 훈련에 참여하며 유연성 및 송구 능력에서 나쁘지 않은 점수를 얻었다.
경남고 시절이던 2000년 캐나다 청소년 야구 선수권에 참가했던 그는 "그 때는 투수를 맡는 동시에 4번 타자로도 들어섰다. 김태균(27. 한화)이 5번에 나서다 막판에는 3번 타자로 나섰고 대회 MVP에 뽑혔던 추신수도 맹활약을 펼쳤다"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당시 대표팀 가운데에는 정근우(27. SK)도 포함되어 있었다.
세계 대회를 제패했던 3명이 9년 만에 WBC라는 큰 대회를 통해 클린업 트리오로 재회한다는 데 대해 이대호는 "친한 친구들이 모여 성인 대표팀에도 이름을 나란히 올리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뿌듯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2006 도하 아시안 게임부터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이대호는 국제 대회 통산 23경기서 3할5푼8리(81타수 29안타) 5홈런 28타점으로 탁월한 성적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8월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9경기 동안 3할6푼 3홈런 10타점을 뽑아내며 금메달 획득에도 크게 공헌, 대표팀 중심 타선의 세대 교체 주역 중 한 명이 되었다.
큰 체구에도 유연성을 발휘하며 국제 대회서 정확성과 파괴력 넘치는 타격을 선보인 이대호. 한결 좋아진 몸 상태로 훈련에 임하고 있는 그가 WBC서 '동갑내기 클린업 트리오'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 지 팬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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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놀룰루=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