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은 어떻게 TV코미디를 장악했나
OSEN 기자
발행 2009.02.23 08: 18

KBS의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과시하고 있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과 MBC '개그야' 등 경쟁 프로들이 침체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가운데 홀로 마린보이처럼 쭉쭉 앞서가는 중이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22일 '개콘'의 전국시청률은 TNS코리아 집계로 무려 22.6%까지 치솟았고 AGB닐슨 조사에서도 19.6%의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2008년 4월 봄 개편 때 일요일 오후 10시로 방송시간이 늦춰졌다가 11월 가을 개편과 함께 오후 9시 시간대로 복귀하면서 시청자들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시청률 조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만 4세~12세 사이의 어린이 시청자가 부쩍 늘어났다. 물론 방송시간을 앞당기게 된 배경은 오후 10시 심야 시간대에서 꾸준한 시청률을 확보했던 '개콘'의 힘이다. 기존 멤버와 신인이 시계태엽처럼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개콘'만의 저력으로 인기 코너들을 계속 쏟아냈다. 박준형 등 기존의 핵심 멤버들이 MBC '개그야'으로 옮긴 이후에도 별다른 타격을 입지않았던 이유도 예비 후보군을 두텁게 비축해둔 덕분이다. 또 '웃찾사'와 '개그야'가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간판 코너들의 교체 시기에 실패해서 고전하는 것과 달리, '개콘'은 신 구 코너들을 적절히 섞어가며 고정 시청자의 이탈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새로운 개콘 팬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대표적인 '개콘'의 장수 코너 '봉숭아 학당'은 십 수년째 그 전통을 이어가는 중이다. 김병만 황현희 이수근 안상태 한민관 이수근 등 스타 개그맨의 활약 역시 '개콘'을 든든하게 유지하게 버팀목이다. 특히 '개콘'의 스테디셀러 '달인'은 김병만의 몸개그와 기발한 아이디어를 앞세워 강력한 흡인력으로 시청자들을 빨아들였다. '개콘' 르네상스의 시발점을 '달인' 덕분인 것으로 지적하는 방송 관계자들도 상당수다. 여기에 '황현희의 소비자 고발'과 '봉숭아학당-안상태 특파원'까지 더해지면서 '개콘'은 사실상 쓰리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한 코너가 잠시 비틀해도 충분한 공격력을 유지할 수 있는 조직력을 갖춘 셈이다. 코미디 프로그램의 인기는 간판 코너의 파워에 크게 좌우되는 데 '개콘'에서는 허점을 찾기 힘들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렇게 ‘개콘’이 KBS 연예 프로그램의 핵으로 등장한 것은 어떤 면에서는 무대개그로서의 ‘개콘’이 이제는 개그맨들의 산실이 되고 있고, 또 거기서 탄생한 개그맨들이 다른 여러 프로그램 속으로 투입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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