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잡는 '1000원 공연', 숙제도 많다
OSEN 기자
발행 2009.02.23 08: 34

2009년 ‘천원의 행복’이 연간 18회로 확대됐다. 2007년 처음 막을 올린 ‘천원의 행복’은 올해로 3년째 추진된 사업이다. 3년 동안 의미 있는 큰 공연들을 꾸준히 무대 위에 올리면서 매달 신청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이에 세종문화회관은 더 많은 관객들에게 조금이라도 해택이 더 돌아갈 수 있도록 공연 횟수를 늘린 것이다. 2009년의 시작을 알리는 ‘천원의 행복’ 첫 번째 무대는 지난 1월 19일과 20일 양일간 ‘서울시민 신년음악회’의 무대로 열렸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서울시합창단, 성남-안양 시립합창단으로 구성된 100여 명의 연합 합창단이 어우러져 한 해의 희망찬 무대를 선사했다. 게다가 빈소년 합창단과 월드비전 선명회 합창단이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1000원으로는 도저히 누릴 수 없는 무대였다. 특별하게 기획된 2009년 첫 공연은 3만여 명에 가까운 신청자가 몰려 열 명 중 한 명만 당첨의 기회를 갖는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2월에는 프랑스 오리지널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이 참여했다. 18일 낮과 저녁, 19일 저녁 총 3회에 걸쳐 공연객석의 일부가 제공됐다. 6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의 고가 뮤지컬을 1000원에 전막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 공연 역시 3만 5000여 명이 신청해 접수기간 4일 동안 홈페이지가 북새통을 이뤘다. 성공적인 1-2월 공연에 이어 3월에는 봄을 주제로 한 오케스트라 교향곡과 화려한 발레무대 ‘happy 클래식’이 준비됐다. 4월에는 Pop넘버와 영화음악을 영상과 함께 연주하는 크로스오버 ‘Pops Concert’, 5월은 천상의 목소리-천상의 하모니 'Love & Heart', 6월에는 전통국악에서 퓨전, 서양음악까지 선보이는 ‘From the New Wave’, 8월에는 ‘인디밴드 Festival!’, 9월에는 다양한 무용의 세계 ‘고전에서 컨템포러리까지’, 10월은 깊어가는 가을밤의 낭만 ‘가을밤 재즈 여행’을, 2009년의 마지막 11월에는 ‘오페라 아리아의 밤’을 해설과 함께 연주한다. '천원의 행복'의 공연은 1000원으로는 보기 힘든 특별한 공연들이 많다. 기획력 좋은 세종문화회관이 무리 없이 굵직굵직한 공연들을 1000원에 선보이는 데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지만, 부담 없는 가격에 고품격 문화생활을 기대해보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천원의 행복’ 온라인 신청접수는 몸살을 앓고 있다. ‘천원의 행복’의 관람행운은 온라인 신청 접수 명단을 바탕으로 컴퓨터가 무작위로 추첨한다. 워낙 신청부터 당첨까지 엄청나게 밀려드는 접속요청으로 컴퓨터 서버도 마냥 순탄치 않다. 몰려드는 접속요청에 버거운 서버는 신청자를 더욱 조급하게 만든다. 공공을 위한 문화예술 저변 확대를 위해 2007년부터 세종문화회관이 월 1회 주최했던 ‘천원의 행복’ 공연은 올 해는 횟수를 늘려 7월과 12월 두 달을 제외하고 매달 1-2번씩, 4만 5000명이 관람할 수 있는 공연으로 확대해 준비했다. 세종문화회관 ‘천원의 행복’은 도심의 문화적 상징성과 공공성을 감안해 시도되는 사업이다. 공연 횟수를 늘려 좀 더 많은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역시 세종문화회관의 배려 깊은 방안이다. 하지만 당장 공연의 행복을 누리기 전부터 관람 신청자들은 지친다. 관람의 기대를 품고 수고스러움을 감수하지만 당첨되지 않았을 때 비난은 더 크게 쏟아진다. 좋은 일하고도 좋은 소리 듣지 못하는 세종문화회관 측도 안타깝지만 간절히 바라는 신청자들의 불편함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입장권 판매 대행사인 인터파크 측의 웹서버와 인터넷 회선의 증설에 대해 구체적인 해결방안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공연장의 문턱을 낮춰 서민들이 흡수될 수 있는 훈훈한 공연문화의 풍토로 ‘천원의 행복’이 자리잡아 가기 위해서는 믿음으로 관객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 jin@osen.co.kr 세종문화회관 ‘천원의 행복’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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