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醉中談話] 여행으로 ‘소통’을 꿈꾼다 - 김형렬 트래블베이 이사
OSEN 기자
발행 2009.02.23 09: 29

다이내믹 여행서비스를 추구하는 여행인 흔히들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지 말라’고 한다. 일에 대한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열정을 식어버리게 할 수 있음을 경고한 말이다. 하지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접목시켜 두 배 이상의 시너지를 발휘해내는 경우도 있다. 14년 IT경력과 여행에 대한 사랑으로 여행업에 뛰어든 이가 있다. 여행업 경력은 햇수로 따져도 4년밖에 되지 않지만 업계에 빠르게 적응해 이젠 제법 탄탄하게 입지를 굳힌 트래블베이의 창립멤버 김형렬 기획이사가 바로 그다. 세계적인 온라인 여행포털 사이트인 익스피디아처럼 ‘한국의 익스피디아’를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로 지난 2006년 여행업계에 도전장을 내민 김형렬 이사를 만나 그의 꿈과 열정에 대해 들어봤다. 선배 여행자의 마음 씀씀이 말주변이 없어 재미없는 인터뷰가 될지도 모르겠다던 김형렬 이사가 수초(數炒)의 어색한 공백기도 만들지 않고 5시간동안 말을 이어나간다. 분명 대화에서 웃음소리는 많지 않았지만 대신 진지함과 활기가 장시간에도 지치지 않고 살아있다. 뭔가 재미난 것을 발견하고 친구에게도 자신이 느낀 즐거움을 전달하고 싶은 이에게서 묻어나는 생기와 다르지 않다. 트래블베이의 호텔예약 사이트 ‘호텔자바’도 그를 닮았다. 검색이나 예약 절차를 간소화하고 방문객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빠르게 얻을 수 있도록 유도한 깔끔한 인터페이스가 이를 대변한다. 그 자신도 여행마니아이기 때문에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해 적재적소에 필요한 아이콘을 배치해뒀다. 호텔자바 상에서 구글지도를 연동시켜 호텔 위치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본인이 여행 시 필요로 했던 점을 서비스로 구현해낸 것이다. 1차원적 지도에서는 발휘되기 힘든 방향감각을 공간감이 느껴지는 구글지도를 통해 바로잡을 수 있다. 여기에 ‘호텔자바가 추천하는 호텔’을 객관적이면서도 맛깔스럽게 풀어내 고객들의 선택을 돕고 있다. 물론 사업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기에 호텔자바의 구성이 구매자의 빠른 구매를 이끌어내는 데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호텔자바를 탄생시키기까지 선배 혹은 길잡이로써의 마음도 충분히 반영됐을 터다. 김 이사의 길잡이 노릇은 호텔자바가 처음이 아니다. 번역서를 제외하곤 국내에 변변한 일본여행 가이드북이 없었던 1992년, 대학 4년생이었던 그는 ‘나침반처럼 단 한권으로 일본을 여행할 수 있는 가이드북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한국사람 일본가기’라는 가이드북을 출간했다. 이 책은 출간 당시 해외여행 가이드북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찬사를 이끌어냈으며 현재도 많은 가이드북들의 ‘참고서’가 되고 있다. 색깔 입은 온라인 여행서비스 1993년 한글과컴퓨터에 입사해 14년 동안 여행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오던 김형렬 이사가 여행분야로 방향전환을 결심했다. 그것도 모든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불혹의 나이에 내린 선택이었지만, 단지 여행의 마력에 넘어간 것이 아니라 앞으로 올 온라인시대를 예견해서 내린 결론이었다. 배낭여행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모임 ‘트래블게릴라’의 창립멤버이기도 한 김 이사는 자신의 강점인 IT를 기반으로 트래블게릴라에서의 경험을 십분 발휘해 변별력있는 온라인 여행정보를 대중에게 서비스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국내에는 없는 이른바 ‘여행포털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 첫 행보가 바로 호텔자바다. 패키지여행에서 개별자유여행으로 옮아가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트래블베이는 ‘숙박’을 택했다. GTA와의 인연으로 XML을 활용한 호텔예약 서비스를 트래블베이의 방향키로 삼은 것이다. 호텔자바는 지난 2007년 11월9일 정식오픈 이후 방문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지금껏 단 한 차례의 오류나 서버다운 없이 운영되고 있다. 안정적인 서비스는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자 IT전문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호텔자바는 메뉴에 ‘유명 관광지로 검색하기’ 기능을 추가하는 등 15개월 동안 두 차례의 업그레이드를 시행했다. 시스템 업그레이드는 비용 면에서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고객의 요구보다 한 발 앞서 나가기 위한 트래블베이의 배려다. 이에 호텔자바는 현재 6500개 도시, 5만여개 호텔의 실시간 예약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김 이사는 이용객들로부터 호텔자바가 나름의 ‘색깔’을 지닌다는 의견을 자주 듣고 있다. 이는 트래블베이가 고객에게 선사하고자 했던 ‘여행의 새로운 즐거움’을 실천해나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온라인으로 들어온 배낭여행 올해로 ‘배낭여행 20주년’을 맞은 김 이사는 아들과 한 달간의 오붓한 기념여행을 준비 중이다. 여행마니아인 김 이사가 처음 여행의 매력에 빠져든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박경우 씨의 ‘배낭족’이란 책을 접하고부터다. 감수성 풍부했던 사춘기 소년에게 활자 속에서 더욱 자유로웠던 거대한 세상은 곧 세계일주에 대한 강한 동기를 부여했다. 이후 7년간의 기다림 끝에 만난 이웃나라 일본은 그에게 배낭여행이 줄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을 선사했으며, 더욱 넓은 세계를 볼 수 있도록 촉매제 역할을 했다. 김 이사는 여행을 ‘현재의 나를 있게 해준 것’이라고 정의한다. 가치관을 비롯한 그의 삶 구석구석에 지대한 영향을 준 여행은 그를 자라게 한 양분이며 생활의 일부라 해도 과하지 않다. 김 이사는 스스로도 여행을 통해 많은 즐거움을 얻고 있지만 여행업을 시작하고부터는 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어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여행객들이 그보다 더욱 행복할 수 있도록 트래블베이는 여행을 테마로 한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렌터카, 크루즈, 케빈 부킹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온라인 쇼핑처럼 필요한 것들을 예약해 개개인이 여행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여행포털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일명 다이내믹 여행정보 서비스로 대변되는 여행포털시스템은 과거 배낭여행족들이 여행을 떠나기 위해 아날로그적으로 준비해야 했던 수고를 IT기술을 통해 덜어줄 것이다. 여행을 위한 모든 서비스를 한 사이트에 구현해 놓은 이후 트래블베이는 이용객들이 여행을 매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으로 진화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을 인생의 지침으로 삼고 있는 김형렬 이사는 미국 여행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온라인 여행업체를 통해 트래블베이의 미래를 겹쳐보고 있다. 그는 이미 현실화된 모델이 있으므로 그것을 지표로 삼으면 꿈을 달성할 수 있다는 논리로 트래블베이를 ‘한국의 익스피디아’로 만들 훗날을 확신한다. [글 : 여행미디어 김승희 기자] bom@tour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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