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에 걸맞는 주루로 팀 승리 이끌고 싶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일등 공신 중 한 명인 이용규(24. KIA)가 생애 첫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출장을 앞두고 스파이크를 질끈 동여맸다. 24일(한국 시간) 대표팀의 훈련지인 센트럴 오아후 리저널 파크서 만난 이용규는 왼쪽 어깨에 담이 들어 한화와의 연습 경기에는 결장했다. 그는 선수단 훈련이 쉬는 이튿날까지 휴식을 취한 후 다시 훈련을 재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베이징 올림픽서 4할8푼1리(27타수 13안타)의 고감도 타격으로 이용규는 고교 시절 테이블 세터 요원이 아닌 중장거리형 중심 타자로 활약했다. 함께 옆 훈련장에서 연습 중인 최진행(24. 한화)과 함께 덕수 정보고(현 덕수고) 타선을 이끌었던 이용규는 다소 왜소한 체구에도 불구, 정확성과 파괴력을 겸비한 중심 타자로 기대를 모았다. "고교 시절에는 알미늄 배트를 썼으니까요. 그 때문에 타구 비거리가 잘 나갔을 뿐입니다"라고 이야기 한 이용규는 "팀에서 제게 원하는 것은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입니다. 그만큼 야구 스타일을 그에 맞춰 나가야 합니다"라며 찬스 제공에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LG에 2차 2순위로 입단했던 이용규는 데뷔 시즌이던 지난 2004년 4월 27일 잠실 SK전에서 권용관(33)의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 때 1루에 있다가 2루로 태그 업, 세이프 판정을 받아내며 탁월한 주루 센스와 직선거리 스피드를 보여주었다. 그해 52경기서 1할2푼9리 2타점에 그쳤던 그는 당시 보여줬던 잠재력을 바탕으로 현재 한국 야구가 자랑하는 톱타자 중 한 명이 되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묻자 이용규는 "좌익수 플라이 때는 거리가 짧아도 송구 중계 과정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전진과 후퇴를 빠르게 판별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뛰기 어렵다는 상황이 눈에 빤히 보이기 때문에 외야수가 내야수에게 느릿느릿 중계를 하는 경우가 많으니 기습적으로 뛰면 다음 베이스에 안착할 가능성도 있죠"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용규는 지난 시즌 주전으로 출장한 8개 구단 톱타자 요원 중 가장 낮은 추가 진루율(27%)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탁월한 스피드를 갖췄으나 한 베이스 더 가는 능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동시에 경기의 맥을 끊는 주루사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 2008시즌의 이용규였다. 추가 진루에 대해 묻자 그는 "뛰어야 할 때와 뛰지 않아야 할 때를 잘 판별하면서 스피드 배분을 잘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그에 대한 상황 판단이 다소 늦어 어려움을 겪었고 팀도 6위에 그쳐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WBC도 그렇고 올시즌에는 그에 대한 정확한 상황 판단으로 허를 찌르는 주루를 보여주고 싶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용규는 WBC 대표팀서 확실하게 '그린 라이트'를 부여받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스피드 면에서 이미 검증된 주자 이용규가 더욱 세련된 상황 판단을 통한 득달같은 베이스 러닝으로 '발야구' 전개를 선언한 김인식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지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호놀룰루=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