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스릴러에 웃고 스릴러에 울었다
OSEN 기자
발행 2009.02.25 08: 22

2월 한국영화 시장이 ‘스릴러에 흥하고 스릴러에 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2월에 개봉한 영화 ‘추격자’는 신예 나홍진 감독의 걸출한 연출력과 배우 김윤석 하정우의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지난해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스릴러 장르의 붐을 일으켰다. 이후 중급 예산을 들인 스릴러 장르의 영화가 많이 기획됐고 현재 제작 중인 많은 영화들 가운데 스릴러 장르의 영화는 상당수이다. 올해는 영화 ‘마린보이’ ‘작전’ ‘핸드폰’ 등 40억 내외의 제작비를 들인 세 편의 작품이 2월 한 주차 간격으로 개봉했다. 엄밀한 의미로 하나의 스릴러 장르로 묶기는 세 작품의 색깔이 각각 다르지만 비슷한 장르의 느낌을 전하며 크게 스릴러의 범주 안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 세 편의 스릴러 영화는 2,3년 전부터 기획 제작된 작품으로 꼭 ‘추격자’의 흥행에 기대 긴급 제작된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들은 지난해 2월에 선전했던 스릴러 ‘추격자’에 뒤이을 2009년 흥행작이 되기를 너나 할 것 없이 바랐다. 하지만 결과는 부진했다. 2월 첫째 주에 개봉한 영화 ‘마린보이’는 25일까지 총 82만 1149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고 2월 둘째 주에 개봉한 영화 ‘작전’은 85만 641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가장 마지막에 개봉한 ‘핸드폰’은 29만 222명을 동원했다(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마린보이’와 ‘작전’의 미진함을 ‘핸드폰’이 씻어주길 많은 영화계 관계자들이 바랐지만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핸드폰’은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는데 그쳤다. 저예산 다큐 ‘워낭소리’와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나란히 박스오피스 1,2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세 편의 한국형 스릴러가 미진한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영화계 관계자는 “지난해 ‘추격자’의 경우는 한국영화의 다른 경쟁작이 별로 없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2월 3편의 영화가 한 주차 간격으로 개봉을 했다. 조금씩은 다른 장르이지만 크게 보면 비슷한 장르의 범주에 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스릴러 장르의 관객층을 나눠먹은 꼴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작품에 있어서도 ‘추격자’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지난해 ‘추격자’는 독보적인 작품성과 관객들의 지지가 있었지만 그에 비해 ‘작전’ ‘마린보이’ ‘핸드폰’의 파괴력은 다소 떨어지는 것 같다. 세 편 모두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잘 만들어냈지만 ‘추격자’가 전하는 파괴력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영화계 한 관계자는 “경제나 사회적인 분위기가 많이 침체돼 있어서 3편의 스릴러 장르보다 ‘워낭소리’ ‘과속스캔들’이 더 관객들의 감성과 맞아떨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crysta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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