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드라마의 유혹’ ‘꽃보다 막장’ 의 전성시대
OSEN 기자
발행 2009.02.25 10: 16

매회 드라마 스토리는 끝으로 치닫고, 시청률은 끊임없이 치솟는다. 이른바 ‘욕을 하면서도 보는 드라마’는 매회 이런 사이클로 반복되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자극하고 있다.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위)는 폭력성 및 비현실적 상황 설정, 간접광고 등으로 이른바 막장 드라마로 불리고 있는 드라마들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다. ‘아내의 유혹’은 주인공들의 막말 대사와 고성, 폭력이 난무한다는 지적을 받았고, ‘꽃보다 남자’는 고교생 신분인 주인공들의 호화로운 재벌 생활, 학교 폭력, 납치 장면과 과도한 간접광고로 시청자들의 민원이 이어졌다. 방통위는 지난 24일 오후 열린 소위원회에서 '꽃보다 남자'가 윤리성과 폭력성, 간접 광고 등 빙송 심의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아내의 유혹' 또한 내달 3일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방송2분과특별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된 해당 프로그램은 위원들의 자문을 토대로 결과가 방송심의소위원회에 보고된다. 방송사의 의견 진술 과정을 거쳐 위반 정도가 경미하면 의견 제시 또는 권고 등으로 사안을 종결하지만 중대할 경우 방통심의위 전체회의에 안건을 상정한다. 전체회의에서는 최종적으로 시청자에 대한 사과, 주의, 경고, 또는 해당 프로그램의 ‘정정’·‘수정’ 또는 ‘중지’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전체회의 결정까지 걸리는 시간은 이르면 한 달에서 늦으면 두 달 정도다. 문제는 막장 드라마의 논란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를 즐기고 있는 시청행태에 있다. 오히려 심의로 인해 창작의 자유를 해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견도 일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막장 드라마’의 심의 여부를 주제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심의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시한 네티즌이 총 4천706명의 참여자 중 2천491명으로 전체의 53%를 차지했다. (20일 오전 기준) 결국 네티즌들의 반 이상이 드라마를 즐기고 있다는 결론이 된다. 실제 ‘아내의 유혹’은 시청률 40%에 가까운 고공 행진 중이고, ‘꽃보다 남자’는 30%대를 기록하며 매회 시청률을 경신중이다. 이 같은 시청률 고공행진이 계속되는 한 이와 닮은 꼴 드라마가 끊임없이 나오게 될 것이라는 우려감도 높다. 드라마의 소재가 시청률의 한계에 부딪혀 자극적인 것에만 한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개인의 비판의식을 흔들어 사회 전체로까지 불안이 번질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시청행태에만 문제를 둘 수는 없다. 불황으로 드라마 제작 환경 전반이 어려워지면서 방송사는 물론 드라마 제작 업계가 타개책으로 자극적인 설정에 중점을 뒀고, 이는 수레의 톱니바퀴처럼 시청률과 맞물리며 저예산으로 고효율의 효과를 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와 관련, “불황기에 시청자들의 시청행태도 환타지로서의 드라마에 빠져들고 있다”며 “이런 점들이 드라마들이 자극의 한 부분으로 활용되고 있고 시청률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도 불황기에 동조 심리로 과거처럼 비판적인 입장만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이어 “막장에 대한 규제보다는 막장을 양산하게 되는 드라마 제작 전반 시스템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y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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