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폐경’, TV속 독립영화 ‘단막극’ 힘 보여줄까?
OSEN 기자
발행 2009.02.25 16: 56

오랜 만에 KBS TV 문학관이 새 작품을 선보인다. KBS에서는 공사창립 특집 문학관 ‘언니의 폐경’을 준비해 오는 3월 1일 오후 11시 20분 2TV로 편성해 2년 만에 시청자들에게 공개한다. ‘TV문학관’은 1980년 첫 선을 보인 후 26년간 작품성 높은 순수 문학을 원작으로 ‘영상과 문학의 만남을 TV를 통해 주선한다’는 기획의도로 호평 받는 작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2005년부터는 일년에 2~3편 정도만 제작되는 게 현실이다. 최근 방송 3사 단막극이 모두 폐지되면서 단막극은 ‘땜빵용’ 드라마로 전락했다. 때문에 이처럼 순수 문학을 방송하기 위해 제작된 경우가 흔치 않다. ‘언니의 폐경’은 김훈 작가의 원작으로 김형일 PD가 연출을 맡고 호영옥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탤런트 정애리가 폐경기에 접어든 언니의 신체, 감성적 변화를 지켜보는 동생 은숙 역을 맡았다. 김형일 PD는 “요즘 세대는 빠른 것을 좋아하는 데 천천히 가는 걸 해보고 싶었다. 이 시대의 가장 남성적인 작가가 폐경기에 접한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한다는 게 맞을까? 고민한 적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중년의 삶 밑바닥에 있는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세월 속에 묻힌 것들을 찾아가는 게 본질적인 문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이 생산, 아이를 낳을 수 있을 때 아름답다고 하는 데 그런 관점이 아니라 사라져가는 운명에 처한 사람이 어떻게 그것을 받아들이고, 받아들여야 되는 가를 리얼리티 관점에서 썼다고 생각했고 이를 영상을 통해 잘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김훈은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여성지를 탐독했고 월간지에 나왔던 여성들을 상담하고 폐경기 여성들을 만나 사례를 참고했다. 한편 극본을 맡은 호영옥 작가는 “이 시대 절반인 남성들이 여성들이 호르몬, 감정의 변화를 느끼며 삶의 말미에 어떤 변화를 맞는지 전혀 모르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TV문학관은 TV 브라운관 속 ‘독립영화’라 할 만큼 상업성보다는 창작자의 의도가 우선시되고 주제, 표현, 스토리 전개 등에서 다양한 시도를 갖는다. 특히 ‘TV 문학관’은 문학적 감수성을 영상으로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원작에 대한 무게감에 믿음이 갔다. 앞으로도 밝고 흥미롭고 자극적인 작품 뿐만 아니라 이런 무게감 있는 작품들도 계속 제작됐으면 좋겠다”는 주인공 정애리의 바람처럼 TV 속에서 사라진 단만극 저력을 재확인시키며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miru@osen.co.kr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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