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곤 매직' 김판곤, 홍콩서 축구로 한류 전파
OSEN 기자
발행 2009.02.26 08: 03

밑바닥가지 경험했던 지도자가 홍콩에서 한국 축구를 전파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 출신도 아니다. 그렇다고 선수시절 스타 플레이어로 명성을 떨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 그는 새로운 땅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에서 감독대행을 역임한 홍콩 프로축구 명문 사우스차이나(南華) 김판곤(40) 감독이 새로운 인생을 열심히 일궈가고 있다. 조선대를 나와 1992년 현대서 프로에 데뷔한 김판곤 감독은 1997년 전북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총 53경기에 출장해 1어시스트의 초라한 기록을 가진 그는 이후 중경고 코치를 거쳐 중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차범근 감독의 선택을 받아 프로에 입문한 그는 3년차 때 정강이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고 이어진 4번의 수술로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짧은 선수생활을 마치고 중경고를 맡아 우승을 이룩하며 순탄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5년 부산 아이파크 코치로 국내 프로 무대에 복귀한 그는 2007년까지 어려운 사정에 처한 팀을 맡아 깜짝 활약을 펼쳤다. 특히 김 감독은 중국 진출 후 지도자 라이선스 중 가장 상급이라고 할 수 있는 P라이선스를 취득하기도 했다. 당시 한국에는 해당 과정이 없어 국내서 유일무이한 경우였다. 김판곤 감독은 2005년 이안 포터필드 감독 사임 후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22연속 무승 기록에서 탈출시키며 4연승을 이끌었었다. 또 박성화 감독이 올림픽팀 사령탑에 선임되며 또 감독대행이 돼 역시 무승에 허덕이던 팀에 승리를 안김으로써 '판곤 매직'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김판곤 감독은 AFC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서 "정말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홍콩 최고의 팀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판곤 감독의 롤 모델은 조세 무리뉴 감독과 김학범 전 성남 감독이다. 통역 출신의 무리뉴 감독과 김학범 감독 모두 프로에서 선수생활을 해보지 못했지만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인물들. 김판곤 감독은 사우스차이나 부임 후 홍콩 리그 7연승 등 컵대회 포함 총 9연승 고공비행을 벌이고 있다. 부상으로 일찌감치 현역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 김판곤 감독이 홍콩서 제2의 축구 인생을 열심히 펼치고 있다. 10bird@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