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도전' 제춘모, "김기태-이상훈 선배님께 감사하다"
OSEN 기자
발행 2009.02.26 08: 24

"김기태, 이상훈 선배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하겠다". 중간 불펜진으로 합격점을 받아 1군 진입이 확정된 우완 투수 제춘모(27, SK)가 올 시즌 대선배들의 명예를 걸고 부활투를 다짐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시즌 준비에 한창인 제춘모는 올 시즌 각오를 묻는 질문에 답변에 우선해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코치로 있는 김기태(40)와 '야생마'로 불린 투수에서 가수로 변신한 이상훈(38)의 이름을 거론했다. 김기태 코치는 지난 2002년 삼성에서 이적해 2005시즌을 마치고 은퇴했다. 뷰티숍을 운영하는 사업가이자 로커인 이상훈은 2003시즌 후 LG에서 이적, 2004시즌 한 시즌만 뛴 후 야구계를 떠났다. 두 명의 대선수와 함께 생활한 제춘모는 "김기태 선배님은 나와 같은 전남 광양 출신 선배다. 내가 신인 때부터 챙겨주셨다. 힘들 때나 좋지 않을 때는 '항상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피하지 말아라'고 조언해주셨다"고 말했다. 또 "이상훈 선배님은 같은 룸메이트였다. 겉으로는 차가운 인상이었는지 모르지만 내게는 한없이 자상했다. 야구선수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셨다"며 "스냅볼(손목 운동용 볼)을 잘 때도 항상 갖고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또 과거 미국 생활을 들려주며 캐치볼 상대가 없어 혼자 벽치기를 하던 설움도 말해줬다. 프로는 무조건 실력으로 승부하고 열심히만 해서는 안된다. 잘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2002년 입단 첫 해 9승을 거둔 제춘모는 2003년에는 10승으로 두자리수 투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2004년 4승, 2005년 1패만 기록한 후 그 해 9월 팔꿈치 수술 후 곧바로 입대했다. 그리고 2년 동안 방황 아닌 방황을 했다. 힘든 재활을 거쳐야 했고 주위에서는 선수로서 수명이 다됐다는 소리도 들어야 했다. 술을 자주 입에 대기 시작했고 신세를 한탄하는 날이 늘었다. 하지만 힘든 순간 두 명의 대선배는 제춘모에게 '길'을 제시해줬다. 선수시절부터 지금까지도 두 선배는 제춘모를 이끄는 멘토가 되고 있다. 그는 "술은 본격적인 훈련과 함께 끊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정말 하루도 쉬지 않았다. 아마 못해도 5000개는 던진 것 같다. 어깨에 담이 걸렸을 때도 참고 훈련을 했다"면서 "팔꿈치를 좀더 앞으로 끌고 나오는 수정된 투구폼이 몸에 익었다. 올해는 확실한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런 의지는 곧 이번 캠프를 통해 투영됐다. 이미 지난 18일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서 1⅔이닝 동안 무실점,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이례적으로 합격점을 통보받았다. 특히 경기운영적인 측면에서 코칭스태프로부터 "역시 10승 투수"라는 칭찬까지 받았다. 이제 선발진에 들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이에 "많은 공을 던지다보니 직구에 힘이 붙었고 자신감까지 생겼다"는 그는 "동시에 2005년 이후 끊어졌던 야구감각이 되살아났다"며 "팀 적응도 계속 문학구장에서 훈련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춘모는 작년 제대 후 몇 차례 1군 엔트리 진입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작년에는 마음가짐이 아직 돼 있지 않았다. 올해를 준비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작년 3년만에 2군 마운드에 올랐을 때는 정말 포수와의 거리가 30m는 족히 돼보였다"며 "지난해 11월 올 시즌은 정말 마지막이다 한 번 붙어보자는 오기로 훈련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내년 목표는 옛날 자리를 찾는 것이라고 정해놨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정말 팀이 필요한 자리에 있고 싶은 것이 목표다. 선발이든 중간이든 상관없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제춘모는 끝으로 팬들에게 "내가 보고 싶은 분들도 있고 절 기다렸을 분들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제는 내가 다가가야 할 때라 생각한다. 끝까지 살아남아 1군에서 보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letmeout@osen.co.kr 제춘모./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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