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인생] 이름 모를 만성통증 ‘스플린트’로 잡다
OSEN 기자
발행 2009.02.27 09: 10

턱관절 장애 치료하고 디스크 교정, 정력까지 챙겨… “요즘 살맛 납니다. 날씨도 좋아 자주 산에도 가고요, 부부관계도 좋아졌습니다. 피로도 잘 못 느끼지요.” 중견 기업의 강 길수(가명. 50세) 사장은 이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는다. 그의 말대로 “살 만하기 때문”이다. 20년 가까이 기업을 경영하며 나빠질 대로 나빠진 그의 건강이 2년 전부터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것이다. “2년 전만 해도 돈이 있으면 뭐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이 아팠습니다. 거의 매일 술과 과로에 찌들었으니 한편으로 당연하다고 봐야겠지요. 얼굴은 새카맣게 죽고 어깨 결림에 관절병, 만성피로 등 병을 달고 다녔지요. 그러던 게 싹 없어졌습니다.” ‘스플린트(splint)’로 불리는 치과 보형물 덕이라는 것이다. “스프린트를 착용하고 열흘 정도 지나면서부터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강 사장은 어느새 친한 지인들에게 적극 권하고 병원까지 추천해 준다고. “실제로 착용한 지 열흘쯤 지나니 피로감이 확실히 줄더군요. 한 달쯤 지나니 무릎 관절이 좋아졌습니다. 그 동안 무릎이 좋지 않아 등산을 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하산길이 너무 힘들었지요. 하지만 한 달쯤 뒤부터 산을 타도 아무 지장이 없게 됐습니다.” 이 ‘스프린트’는 플라스틱으로 된 투명한 치아 보형물로 아래 치아에 꼭 맞게 제작된 것으로 치아의 윗부분을 살짝 덮으면서 뒷부분 전체를 감싸준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간단하다. 치아에 대는 이 간단한 보형물이 몸 전체 건강을 좋게 한다는 것이 한편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를 치료한 턱관절 전문 TMJ치과 조경복 원장은 “턱관절은 신체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줍니다. 어깨 결림이나 목•허리 디스크의 원인도 턱관절과 관련이 있습니다. 무릎도 마찬가지예요. 허리나 무릎이 좋지 않다고 해서 그 부위에만 집중하면 근본적인 원인 치료가 안 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치아가 턱관절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요. 결국 치과 치료를 통해 디스크나 관절 치료가 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지요.”라고 설명한다. 또 “치아와 자세도 중요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아랫니, 그것도 어금니가 많이 닳습니다. 그러면 아랫니가 점점 뒤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얼굴과 신체의 무게중심이 바뀝니다. 무게중심이 뒤로 물러나 고개는 앞으로 떨어지고 그러다 보니 어깨나 목, 허리가 휘게 되는 것이지요. 이 역시 치아 교정을 통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결국 나이가 들면 아랫니가 닳고 그에 따라 자세도 나빠지고 턱관절에도 이상이 생긴다는 얘기다. 또 나쁜 자세와 턱관절 이상이 신체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조 원장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10여 가지를 꼽는다. 어깨•무릎 결림, 목•허리 디스크는 물론 두통에 무기력증, 만성피로, 정력 감퇴, 이상 체중 등이 주요 증상이다. 물론 조 원장이 제시한 증상 모두가 턱관절이나 어깨 결림과 관계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이유에서도 동일한 증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자가 목이나 허리 등 아픈 부위를 턱관절이나 치아와 연결시키는 경우는 드물다. 조 원장은 “지나치게 증상이 있는 부위에만 신경을 쓰지 말고 턱관절이나 치아를 의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턱관절이나 자세에 악영향을 주는 치아 상태는 이와 이, 특히 윗니와 아랫니가 서로 맞지 않는 경우다. 치과학에서는 이를 ‘치아 부정교합’이라 한다. 결국 턱관절이나 자세를 교정하려면 윗니와 아랫니가 서로 맞도록 해 턱관절 이상과 자세를 바로잡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각종 보형물을 ‘교합안정장치’라 부른다. 스프린트는 바로 이 교합안정장치 중 하나다. 외관은 권투선수가 끼는 마우스피스와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마우스피스는 치아 전체를 감싸지만 스플린트는 아랫니, 그것도 윗면과 뒷면만 감싼다. 조 원장은 “어떻게 보면 간단한 보형물이지만 신체 전반에 미치는 효과는 놀랍다”고 말한다. 그러나 스프린트가 좋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 안정장치를 사용하는 데 가장 큰 문제는 불편함이다. 치아의 마모 정도와 턱관절 상태에 따라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0개월까지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 조 원장은 “환자들은 식사 때 가장 불편함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 ‘불편한 기간’을 넘겼다고 모든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다. 조 원장은 “턱관절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10개월이 지난 뒤에도 중간 중간에 스플린트를 착용해 턱관절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가 비용이다. 스플린트 제작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스플린트 등 교합안정장치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인지를 판단합니다. 원인을 파악되었다면 치료 효과가 높다는 점에서 권장할 만하다고 봅니다.” 라고 말했다. [OSEN=생활경제팀]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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