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는 '둥지' 찾았는데 안정환은?
OSEN 기자
발행 2009.02.27 10: 29

한국 축구서 세리에 A와 프리메라리가 진출 1호인 안정환(33, 전 부산)과 이천수(28, 전남)의 올 시즌을 앞둔 행보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 '테리우스' 안정환은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이탈리아 페루자, 이천수가 2003년부터 2년간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와 누만시아에서 활약하며 국내 선수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 바 있다. 하지만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온 둘은 2009 K리그를 앞두고 현격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를 뒤로 하고 일본 프랑스 독일서 뛴 안정환은 지난 2007년 수원 삼성으로 복귀했다. 첫 해 25경기에 출장해 5득점을 기록한 뒤 2008년 친청 부산으로 돌아간 안정환은 27경기서 6득점 3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팀 성적은 정규리그 12위에 그쳐 기여도가 크지 못했다. 스페인서 돌아와 울산에 복귀, 'K리그 사기 유닛'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큰 활약을 보인 이천수는 지난 2007년 네덜란드 페예노르트로 유럽 재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적응 실패로 인해 지난해 후반기 임대선수로 수원에 복귀해 4경기 1득점의 초라한 성적표를 안고 말았다.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외국에 진출했던 안정환과 이천수는 국내 복귀 후 부진이라는 공통된 성적표를 받았지만 새 학기를 앞두고서는 상반된 계획표를 들고 있다. 안정환은 부산과 재계약 줄다리기 끝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새로운 팀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높은 이적료 때문에 국내에서 뛸 팀을 찾지 못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 특히 미국행이 지지부진하자 현재 호주리그 진출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동안 호주리그 진출은 선수 생활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던 노장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됐다. 부산과 재계약을 논의할 당시 계약조건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던 안정환은 '아시아쿼터제'를 이용해 호주 선수들이 한국을 찾는 것과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반면 이천수는 올 시즌 전남과 함께 하게 됐다. 이천수는 지난 26일 전남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천수의 계약기간은 내년 1월까지로 올 7월까지는 수원에서 재임대, 이후에는 페예노르트에서 추가 임대하는 형식이다. 이천수는 연봉과 관련된 모든 부분을 전남 구단에 위임했고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계약 기간에 전반기의 활약을 참고해 연봉을 다시 책정하기로 가닥이 잡혀 도약의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한국축구의 아이콘으로 인정받던 안정환과 이천수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과연 올 시즌을 마친 후 그들의 성적표는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볼 일이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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