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과 막말의 대가 김구라가 최근 착한 MC로 급선회하고 있다. ‘독기’ 빠진 김구라는 오히려 자신의 활동 영역을 넓혀 ‘보조 MC’에서 ‘메인 MC’로 점점 자리잡고 있으며 진행을 맡은 프로그램도 부쩍 늘었다. 김구라의 독설과 막말이 여전히 통용되는 프로그램이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정도다. ‘라디오 스타’의 콘셉트 자체가 김구라-윤종신-신정환-김국진 등이 서로를 물어 뜯는 ‘센’ 토크인지라 호-불호가 확실히 나뉘어 고정 시청자 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라디오 스타’를 제외하면 김구라의 진행 스타일이 많이 변했음을 느낄 수 있다. ‘막말’과 ‘독설’이 주 무기가 아니다. 최근 신설된 SBS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 MBC ‘황당극장 어머나’ 등에서는 ‘독기’라곤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아들과 함께 출연 중인 ‘붕어빵’이나 SBS ‘절친 노트’ 등에서는 한결 부드러워진 모습이 눈에 띈다. 또 MBC ‘음악여행 라라라’ ‘일밤-세바퀴’, ‘명랑 히어로’에서는 날이 선 멘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절제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예능 제작자들은 “더 이상 김구라가 독설과 막말로 진행하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독설은 수위 조절을 조금만 잘못해도 시청자들의 맹 비난을 사고 ‘비주류’라는 느낌이 강하다. 김구라식 ‘독설’ 개그는 메인 MC를 받쳐주는 보조 MC로서는 적합하지만 직접 메인에 서기에는 괴리감이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최양락 이봉원 등 8090세대 개그맨들이 부활하면서 에피소드형 개그가 각광받고 있다. 김구라가 ‘독설’과 ‘막말’을 버리면서 고유의 캐릭터는 잃었을 지 몰라도 메인 MC로서의 가능성을 인정 받고 활동 폭도 훨씬 넓어졌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