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불황에 고개 숙이는 남성, 어찌하오리까
OSEN 기자
발행 2009.02.27 15: 45

미국 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깊은 불황의 늪에 빠졌다. 이미 국내 역시 10여 년 전 IMF때보다 더 혹독한 불황이라고 한다. 88만원 세대인 20대 청년 백수는 물론이요, 30,40대 직장인들마저 불황의 그늘에서 옴짝달싹 못하며 행여 잘리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온 세계를 얼어붙게 만든 최악의 경제상황. 과연 경제 침체와 성적 욕망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최근 영국 BBC는 끊임없이 소비할 능력을 잃게 된 이들이 누군가의 품에 안겨 보상받으려는 욕구를 부채질할 것이라는 흥미 있는 보도를 했다. 전문가들은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뇌 속의 화학물질 도파민 수치를 끌어올린다고 말한다. 도파민은 낭만적인 사랑의 감정을 끌어내는 물질. 따라서 스트레스가 급증하는 시대에는 모두 쉽게 허물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11월 한 여론조사 기관이 영국의 성인 2만 1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취미활동으로 성행위를 꼽았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더 많은 시간을 일하도록 만들며 그로인해 성행위는 훨씬 덜 원하게 된다는 시각이다. 경제적 어려움이 남녀 사이를 가깝게 만들 수는 있으나 그렇다고 그 짜릿한 성애의 즐거움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이 부자일수록 여성에게 더 잦은 오르가슴을 선사하고 그렇지 못한 남성은 훨씬 적은 클라이맥스를 안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이상 남의 나라 얘기할 필요는 없다. 이제 시선을 우리에게 돌려보자.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해리스인터렉티브는 ‘성 건강과 삶의 만족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성생활에 만족하는 비율은 남성과 여성이 각각 19%, 11%로 매우 낮다고 밝혔다. 이는 조사국 가운데 성생활 만족도가 가장 낮은 일본에 이어 1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발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40대 이후의 남성 중 절반 이상이 발기부전 환자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인의 성생활 만족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탓에 심각한 성욕 감퇴와 발기 부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연세크라운비뇨기과의 임헌관 원장은 “발기부전이란 남녀가 모두 만족스러울 정도의 성행위를 할 수 있도록 발기가 충분하지 않거나, 발기가 되더라도 유지되지 못하는 경우가 전체 성생활 중 25% 이상 일어날 때를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발기부전의 원인은 크게 심인성(정신적 원인)과 기질성(신체적 원인)으로 구분 할 수 있다. 그밖에 과도한 음주와 흡연, 비만, 스트레스, 노화 등도 발기부전의 한 요인이다. 또 주위에서 흔히 보는 혈압강하제, 이뇨제, 신경안정제, 항우울제, 항암제 등은 개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거의 모두 성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들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혹독한 불황에서 남성이 고개 숙이지 않고 불끈불끈 살아나는 방안은 있는 것일까?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것은 비아그라와 같은 발기부전 약물이다. 효과가 빠르고 특히 심인성 발기부전에서는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중증의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피해야 하며 건강하더라도 중년 이상의 남성은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한 후에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성 행위 시 자신의 성기에 발기 유발제를 주사하는 자가 주사 요법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방법이다. 발기부전 치료에 있어서 간단하고 비교적 안전하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효과적 치료법으로 꼽힌다. 그밖에 요도내 약물주입법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한데 이도저도 효과 없는 만성 발기부전 환자의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연세크라운비뇨기과 임헌관 원장은 “위에 열거한 방법으로도 발기가 되지 않거나 약물 합병증의 발생 등이 걱정될 때 음경 보형물 삽입술을 고려할 수 있다. 당뇨병이나 혈관계질환에 의한 기질적 장애환자 및 치료불능의 심인성 발기부전 환자들에게 가장 확실하고 매우 성공률이 높은 치료방법으로, 음경해면체내에 보형물을 삽입하여 인위적으로 발기상태를 조작해내는 일종의 재활 의학적 치료법이다. 음경보형물 삽입 수술은 어느 연령층에서도 시술이 가능하며 사정이나 쾌감은 있는 상태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고 말한다.
끝 모를 나락으로 빠져든 불황의 계절, 당신의 몸 또한 깊은 좌절감과 패배감으로 헤어 나올 수 없는 불황의 수렁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점검해봐야 할 때다.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임헌관 연세크라운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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