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자세나 행동이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 일단은 긍정적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LG 김재박(55) 감독이 막바지 스프링캠프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김 감독은 지난 27일 이시카와 구장에서 팀 훈련을 지켜 본 후 "예년에 비해 전체적으로 훈련량이 늘어났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준 것 같다. 연습 자세나 행동이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FA 이진영과 정성훈의 영입으로 내야와 외야 전 포지션이 경쟁구도가 가능하게 됐다. 김 감독은 "야수들은 생각대로 좋아지고 있다"고 말해 주전을 보장하지 않는 치열한 포지션 경쟁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 시즌 마운드 운용 계획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안하다. 이 때문에 선발과 마무리 등 보직 결정이 예상했던 것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마무리 경쟁, 4 대 1 마운드는 그야말로 백지 상태다. 선발진도 마무리도 정해진 것이 없다. 중간 투수는 이 두 보직이 해결돼야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김 감독은 "우선 거의 대부분의 투수들은 선발에 맞춰 몸을 만들고 훈련하라고 지시한 상태"라며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중간이나 마무리 투수를 위한 근력 훈련을 하다가 선발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규민, 이재영 등 몇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선발에 대비한 근력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이는 곧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김 감독은 "아직 누구도 선발진이라 밝힌 적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LG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봉중근, 옥스프링조차 보직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최우선적으로 마무리 낙점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에이스급 선발진도 마무리로 돌릴 수 있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가장 우선은 마무리를 정하는 것이다. 이미 밝혔듯이 봉중근이나 옥스프링을 마무리로 돌릴 수 있다"는 그는 "둘 중 한 명이 마무리로 가면 자연스럽게 남은 사람이 선발진의 에이스가 된다. 그렇지만 최근 이재영과 우규민이 좋아지고 있어 4명이 마무리 후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외야, 두 자리만 비어있다 FA 이진영의 가세로 LG가 가장 눈에 띄게 보강된 곳이 외야다. 김 감독은 이진영을 선발 우익수로 확정한 상태다. 따라서 좌익수와 중견수 자리를 놓고 박용택, 이대형, 안치용, 이병규가 경쟁하는 구도다. 김 감독은 "이대형이라고 주전자리가 보장된 것이 아니다. 경쟁에서 살아남은 두 명이 외야 두 자리를 갖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 18일 연습경기 중 펜스에 부딪혀 오른 엄지손가락을 다친 이대형은 이날 다시 배팅훈련을 소화하기 시작한 상태다. 박용택은 지난 23일 SK와의 연습경기에서 프로 데뷔 처음으로 중견수로 기용됐다. 안치용은 이진영이 WBC 대표팀 차출로 한시적으로 우익수로 뛰고 있다. 이병규는 지난 24일 니혼햄전에서 홈런 포함 3안타 5타점을 기록했지만 아직 주전급은 아니라는 평가다. 김 감독은 "이진영 포함 5명의 경쟁체제로 열의가 불타오르고 있다. 좋은 현상"이라며 "시범경기까지 경쟁 기회를 줄 생각이다. 하지만 그 때면 선수 스스로 주전인지 아닌지 느낄 시기"라고 설명했다. 또 이병규에 대해서는 "수비 경험이 부족한 상태다. 타격도 꾸준히 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내야, 정성훈-박종호 효과 내야는 3루수 정성훈과 2루수 박종호의 가세로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김 감독은 정성훈에 대해 "지금까지 캠프에서 봐온 몸 중 최고"라고 만족스런 웃음을 지었다. 박종호 역시 아직 100%는 아니지만 성실한 태도로 기존 선수들을 자극하고 있다. 김 감독은 "정성훈과 박종호가 들어오면서 경쟁이 되고 있다. 유격수는 박경수와 권용관이 나설 수 있고 3루와 2루는 이종열과 박경수가 각각 백업으로 뛸 수 있다. 1루는 페타지니를 내세우고 최동수와 박병호는 백업경쟁에 돌입한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가족들과 함께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한 페타지니에 대해서는 "시범경기를 포함해 앞으로 16~17경기가 남아 있는 만큼 시즌 때까지는 몸을 만들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포수, 조인성만 믿는다 포수는 조인성 외에는 대안이 없는 형편이다. 김정민이 있지만 백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 감독은 "사실상 조인성이 주전을 맡아야 하고 김정민이 백업을 해줘야 한다. 그 외에는 이렇다할 선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조인성은 현재 팀 훈련을 무리 없이 소화시키고 있다. 연습경기에서도 후반에 나와 마스크를 쓰고 있고 타격 훈련도 정상적으로 해냈다. "팔꿈치 수술은 투수의 경우 100%가 돼야 하지만 야수의 경우는 70~80%만 돼도 경기를 하는데 지장이 없다. 조인성의 경우는 60~70% 정도"라고 밝힌 김 감독은 "방망이를 친다는 자체가 경기를 할 수 있고 재활이 잘됐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