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임박, '스트라이크 존을 활용하라'
OSEN 기자
발행 2009.02.28 07: 58

[OSEN=김대호 객원기자]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하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앞두고 대표팀 투수들에게 내려진 특명이다. 이번 대회에서 승부를 가를 가장 큰 변수로 스트라이큰 존 적응을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국내 리그와는 다른 심판과 이에 따른 스트라이크 존이 승패를 결정한다는 분석이다. 이 대회에는 세계 각국에서 36명의 심판들이 참여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매 경기 주심은 메이저리그 심판이 담당한다는데 있다. 메이저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메이저리그는 국내 리그보다 좌우 폭이 좁은 대신 상하 폭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서도 낮은 공과 바깥쪽 코스에 스트라이크를 잘 잡아주는 경향이 있다. 우리 투수들이 좋아하는 몸 쪽 공에는 매우 인색하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바깥 쪽 코스와 스트라이크 존에서 떨어지는 공을 잘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서클체인지업이나 포크볼 등을 유용하게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지난 해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심판의 성향을 파악해 경기에 임한 것이 큰 도움이 된 바 있다. 아마추어 심판들이 참여하는 대회에서는 높은 공을 대체적으로 인정해 주고 바깥 쪽 코스에도 후한 편이다. 이 때문에 당시 한국 투수들은 스트라이크 존을 폭넓게 활용해 상대의 예봉을 피해 나갔다. 반면 일본이 4강에 들지 못한 가장 큰 원인으로 스트라이크 존 적응실패를 꼽는 사람도 있다. 일본 투수들은 자신들의 국내무대에서 익숙한 좁은 스트라이크 존에 얽매여 상대적으로 이득을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대표팀 투수 가운데 낮은 공을 가장 잘 던지는 류현진이나 변화구 구사능력이 뛰어난 윤석민 등이 유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류현진은 오른손 타자의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는 공을 특히 잘 던진다. 왼손 투수의 오른손 타자 먼 쪽으로 달아나는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줄 경우 타자 입장에선 공략하기 매우 어렵다. 류현진의 서클체인지업도 이번 대회에서 '필살기'로 맹위를 떨칠 전망이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15일부터 보름 가량 합동훈련을 펼쳐온 하와이 호놀룰루를 떠나 3월1일 격전지인 도쿄에 입성한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세이부, 요미우리 등 일본 프로팀과의 평가전을 통해 투수들의 제구력 등 마지막 세부적인 점검을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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