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한 달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새롭게 부임한 LG 다카하시 미치다케(53) 신임코치가 앞으로 한달을 가장 중요한 시기로 꼽았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투수 조련에 나서고 있는 다카하시 코치는 지난 27일 OSEN과의 인터뷰를 통해 LG 투수들의 현 상황과 전망을 밝혔다. LG는 지난해 11월 27일 다카하시 일본프로야구 전 주니치 드래건스 1군 투수코치와 계약했다. 다카하시 코치는 지난해 10월 22일부터 실시한 진주 마무리 캠프에서 투수 인스트럭터로 합류해 한 달 넘게 선수들을 지도하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주니치에서만 투수 코치로 22년(1985년~1995년, 1998년~2008년) 동안 활약한 다카하시 코치는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계속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서 기대감을 나타낸 후 "볼 끝이 좋은 선수가 없다"며 LG 마운드를 냉정하게 돌아봤다. 유망주 투수들에 대해서는 "경쟁심이 부족하다"며 따끔한 질책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다카하시 코치는 "앞으로 한 달이 올 시즌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며 투수들을 독려했다. 다음은 다카하시 코치와의 일문일답. -LG 투수진을 맡은 지 4개월이 됐다. 무엇이 바뀌었나. 지난해 10월에는 젊고 어린 선수 위주로 지도했다. 앞으로 기대되는 부분을 봐왔다. 그러나 스프링캠프는 실제 올 시즌 투입할 전력을 훈련시킨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보직이 정해지면 그에 따른 재미가 또 있을 것이다. 바뀐 것이 있다면 시선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LG와 인연을 맺었나. 주니치와 LG가 우호관계를 맺은 것이 바탕이 됐다. 작년 주니치와 계약이 끝나고 일본을 비롯해 해외에 자리를 알아봤다. 그런데 LG와 주니치가 인연을 맺을 때부터 창구역할을 해왔던 요코야마 마사히로 씨가 다리를 놓아줬다. 아시아 스카우트 가네다 스스무 씨도 LG로 오는 데 도움을 줬다. -다른 팀에 비해 LG 마운드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이 있다. 솔직히 다른 팀 전력을 보지 못해 비교할 수 없다. 얼마나 떨어지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팀 방어율이 4.85로 8개 구단 중 최하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직 전 선수를 다 파악하지 못한 단계지만 다른 팀 마운드와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 -선발진이나 마무리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작년 기록을 보면 봉중근과 옥스프링 외에는 없다. 사실 봉중근이라는 투수가 2~3명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 1993년 주니치 시절에도 이마나카 신지, 야마모토 마사 2명 밖에 없었다. 그런데 두 명이 각각 249이닝(17승), 188이닝(17승)을 소화하며 팀은 준우승까지 올랐다. 마무리만 있었으면 우승도 가능했을 것이다. 현재 나도 김재박 감독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최근 우규민의 상태가 좋아졌다. 강력한 마무리 후보다. -LG는 좋은 기량의 유망주들이 많지만 생각대로 올라와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 많다. 그 점은 분명히 느꼈다. 능력을 과시하고 싶은 건지 다른 선수와 레벨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 안심하는 건지 모르겠다. 경쟁심이 부족한 것 같다. 투수는 타자를 잡으러 간다는 투쟁심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봉중근을 제외하면 그런 것이 느껴지질 않는다. 계속 지도하면서 알아보겠다. -일본 투수들과 LG 투수들을 비교한다면. 개인적인 기량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가장 비교되는 부분은 볼 끝이다. 베이스판에서 볼이 살아야 하는데 그런 투수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하체를 이용하지 못한 것인지 스냅이 문제인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이는 스피드와는 별개의 문제다. 초속과 종속에서 차이가 난다. -투쟁심을 키우기 위한 방법은. 기분만 바꾼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릴리스 포인트나 자기 마음 등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기술적인 주문은 나중 문제다. 당장은 볼을 좋게 만드는 단계다. 그런 것을 다 갖춘 후 투쟁심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마운드에서는 타자를 피하기 위해 공을 던지는 것이 아니다. 잡기 위해서 던진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2년차 유망주 정찬헌의 상태는 어떤가. 분명 작년 비디오를 통해 본 투구보다는 좋아지고 있다. 단지 좋은 볼과 나쁜 볼의 구분이 명확하다. 지금대로만 간다면 좋아질 것이다. -눈에 띄는 선수가 있나. 아무래도 신인선수에 대해 궁금할 것이다. 한희, 최동환, 최성민 등 신인들이 많지만 안정감이 아직은 없다. 즉시 전력감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이범준과 정찬헌이 잘하고 있고 다른 1군 선수 중에서 튀어나오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기술을 빨리 습득하는 투수는 최원호다. 진주 마무리 캠프 때부터 질문을 자주해왔다. 주변 얘기나 연습경기를 봐도 그렇다. 다소 느린 선수는 한희다. 진주 때보다 페이스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주문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어린 선수가 복잡하게 생각하는게 아닌가 본다. 하지만 기본적은 선수들의 유형이 다양해 받아들이는 속도가 다소 차이가 난다. -일본 투수와 비교할 때 받아들이는 방법에 차이가 있나. 일본 투수들도 받아들이는 유형이 다양하다. 하지만 여기서는 직접적인 대화를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통역을 거치는 과정에서 내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나도 답답하고 선수도 답답할 것이다. 일본에서는 안되면 발로도 한 번씩 차고 머리도 툭 쳐가면서 할텐데 갑자기 설명없이 그러면 선수들이 당황할 것이다. 다른 문화에서 오는 행동적인 제약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각 투수별로 요구사항이 다를 것 같다. 개인마다 다른 것은 있다. 일일이 설명하긴 힘들지만 '저 타자를 잡으러 가자. 싸워서 이기자'라는 의식을 불어넣고 있다. 아직 보직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선발 중간 마무리가 결정되면 요구사항이 더 커질 것이다. -일본 투수들과 한국 투수들의 특징이 있나. 힘대결에서는 한국 투수들이 밀리지 않는 느낌이다. 직구가 강하다. 하지만 낮은 존에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능력, 안좋은 볼카운트에서도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능력, 결정구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피드는 논외다. 이 3가지가 되는가 아닌가에 따라 레벨이 결정된다. -첫 한국 리그를 맞아 궁금한 것이 많을텐데. 그렇다. 정말 많다. 그 중에서도 불펜에서는 어느 정도 시간을 줘야 몸이 풀리는지 알고 싶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시즌을 치러가면서 익혀 나가야 할 것 같다. 아직 일본 경기에 대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충되는 부분이 분명있을 것이다. 부딪혀가며 하나씩 해결하겠다. -한국에서 첫 시즌을 맞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있나. 가능하면 계속 한국에 있고 싶다. 오래하면 그에 따른 성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먼 얘기지만 시즌 후 구단에서 원하면 남을 것이다. -지금까지 해온 훈련을 통해 시즌 예상도 가능한가. 아직 어느 정도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한 명 한 명을 계속 봐 온 일본이라면 가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머리가 아프게 될지, 즐거운 마음이 들지는 이제부터다. 투수들이 보여줄 것이다. LG가 힘들겠구나 아니면 되겠구나 하는 것을 이제 보여줄 것이다. 앞으로 한달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