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정재복, “올 시즌은 선발로 제몫 다하겠다”
OSEN 기자
발행 2009.03.01 07: 57

“고개 좀 숙여라” LG 트윈스 우완 투수 정재복(28)이 요즘 전지훈련지 불펜 피칭 때 많이 듣는 말이다. 정재복이 불펜 피칭에 나서면 김재박 감독과 다카하시 투수코치가 옆에 따라붙어서 투구폼을 가다듬는다. 다카하시 코치는 정재복에게 “투구시 상체를 앞으로 좀 더 숙여라”며 고개를 숙이도록 지도한다. 상체를 앞으로 숙이면 볼스피드와 볼끝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주문이다.코치의 지도대로 열심히 따라하고 있는 정재복은 “이전 버릇이 있어 아직 익숙해지지는 않고 있다”면서 “올해는 선발 투수로 제몫을 다하고 싶다”며 올 시즌 각오를 다졌다. 지난 해 불펜에서 셋업과 마무리를 오가며 분주했던 정재복은 올 시즌에는 김재박 감독으로부터 ‘선발 준비’를 지시받았다. 체력적인 면에서 불펜보다는 선발이 더 낫다는 게 김 감독의 판단이다. 내심 선발 투수로 뛰기를 바랬던 정재복으로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재복은 올해 선발로 뿌리내리기 위해 주무기인 포크볼을 더욱 갈고 다듬고 있다. 정재복은 “지난 해에는 포크볼보다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주로 구사했는데 올해는 직구 스피드를 좀 더 끌어올리며 포크볼도 더 날카롭게 던지겠다”고 말한다. 정재복은 당장은 선발 투수로서 자리를 잡는 한편 앞으로 3년 동안 열심히 해서 ‘FA 대박’을 벼르고 있다. 정재복의 현재 연봉은 1억3000만원.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러 찬바람이 불었던 LG 연봉 협상테이블에서 2500만원이 올랐다. 지난 시즌 임시 마무리로 활동하며 4승10패13세이브에 방어율 3.89를 기록한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이다. 정재복은 “다른 특급 선수들에 비하면 크게 오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매년 꾸준히 연봉이 인상됐다. 선발로 자리잡으면 10승은 올릴 자신이 있다”며 올 시즌 붙박이 선발을 준비하고 있다. 정재복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실시하고 있는 연습경기에서 차근차근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달 13일 사이판 자체평가전에서는 1.1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으나 오키나와로 옮겨 치른 다른 팀들과의 연습경기에서는 안정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19일 요코하마 와 가진 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기록한데 이어 24일 니혼햄과의 경기에서는 선발 등판, 3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니혼햄전서는 2실점을 했지만 2회까지 삼진 3개를 뽑아내며 위력적인 구위를 보였다. 김재박 감독은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봉중근-옥스프링-정재복-심수창-최원호로 구상하고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봉중근 등 선발 투수가 마무리로 돌아가게 되면 정재복의 선발 잔류는 확실시된다. 선발진에 빈자리가 생기면 신예 기대주들인 정찬헌과 이범준 중에 한 명이 합류할 계획이다. 팀사정에 따라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는 ‘마당쇠’ 정재복이 올 시즌에는 ‘붙박이 선발’로 성공시대를 열어갈지 주목된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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