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정신감정은 무슨 도전일까
OSEN 기자
발행 2009.03.01 08: 57

늘 새로운 시도와 파격으로 시청자 화제를 몰고다니는 MBC 주말 예능 ‘무한도전’이 또 다른 화두를 선사했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전진 등 6인 MC의 정신감정으로 예능 한 편을 찍은 것이다. 시청자 반응은 '제대로 웃겼다' '소재부터 기발했다'는 긍정론이 우세한 가운데 '어디서 웃자는 건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나왔다. 왜 시청자 평가가 두 개의 큰 줄기로 나뉘게 된 걸까. 이번 주 '정신감정 편'의 주요 내용은 정신과 전문의가 직접 방송 카메라를 끈 상태에서 출연진 각자의 언행과 행동을 관찰, 정신 감정 결과를 발표하는 스토리였다. 정신과 전문의는 멤버들의 평소 모습을 담은 관찰 카메라와 그림 그리기를 통한 심리 테스트, 언어성 검사 등 웩슬러 지능 검사를 토대로 이들의 정신상태를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아무리 방송이고 예능 프로라지만 자신의 정신감정 결과를 사전협의없이 공개한다는 건 연예인으로서 대단한 도전임에 틀림없다. 이를 소재로 택하고 밀어붙인 김태호 PD의 과감한 결정은 이미 '무한도전' 팬들에게 익숙한 일이고, 이를 받아들인 6인 멤버의 '무한도전'에 대한 애정도 간단히 보아넘기기 힘들다. 정신감정 편은 도대체 무슨 도전에 속하냐는 비난이 당위성을 찾기 힘들게 만드는 대목이다. 단, 이를 통해 재미를 느끼고 얼마만큼 웃을 수 있는 지의 여부는 '무한도전'을 지속적으로 보는 시청자냐 아니냐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다를 수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원조를 자처하는 '무한도전'은 원래 독특하고 기발한, 그러나 일반화되지 않은 포맷으로 방송 초반 한 자릿수 시청률의 설움을 톡톡히 겪었던 프로다. 오랜 정지 작업을 거친 뒤에야 출연 캐릭터들의 특성과 서로간 조화 및 갈등 등 '무한도전'을 재미있게 볼수있는 배경 설명이 시청자에게 전달됐고 이를 받아들인 시청자들은 고정팬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날 '무한도전'의 전국 시청률은 TNS코리아 조사결과 17.3%로 주말 예능 1위를 차지했다. 전성기 때 30%를 넘나드는 시청률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최근 10% 후반대로 고정되면서 장수 프로의 기초를 든든히 닦고 있는 셈이다. 정신 전문의가 밝힌 6인 캐릭터의 정신 감정 결과도 특이했다. 박명수는 부주의하고 급하며, 상대방 말을 전혀 듣지 않는것으로 판정됐다. 유재석은 결점이 별로 없는 ‘바른 생활 사나이’로 꼽혔다. 전문의는 “흠집을 잡아 내려고 했는 흠이 별로 없다. 하지만 좋은 겉모습 유지를 위해 에너지 소모가 많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준하는 타인에게 의존을 잘하는 수동적인 성향, 정형돈은 긴장감과 불안감이 높고 자신감이 결여 되어 있는 분석 결과를 받았다. 가장 충격적인 진단을 받아든 인물은 바로 노홍철. 전문의는 “처음에 노홍철 씨가 방송에 나왔을 때 전국의 정신과 의사들이 노홍철 씨의 진단명에 대해 고민했다. 전형적인 집중력 장애라고 볼 수 있는데 저런 유형이 오히려 겉으로는 쾌활하지만 속은 우울할 수 있다”며 “조증이 의심된다”고 말해 멤버들을 놀라게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흔히들 ‘무한도전’의 최고 가치로서 끝없는 도전정신을 꼽는데 주저할 사람이 있을까. 새로운 형식실험은 물론이고, 시류에 맞는 포맷구성(예를 들면 ‘놈놈놈’의 패러디 같은) 혹은 소재선택(태안을 소재로 한 ‘태리비안의 해적’ 같은)을 이 프로그램처럼 끝없이 시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느 정도의 패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패턴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무한도전'의 도전 방식을 설명했다. mcgwir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