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경기서 봤다시피 분명 주루 센스가 탁월한 친구다". '추추 트레인' 추신수(27.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쌓아가고 있는 가운데 그의 활용도에 대한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주루 플레이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승부처에서 출루할 시 그의 발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여진다. 1일(한국 시간) 하와이 전지훈련을 마친 대표팀이 호놀룰루 공항을 통해 1라운드가 펼쳐질 일본 도쿄로 향하기 전 김민호 대표팀 주루 코치는 추신수의 주루에 대해 묻자 "경기를 지켜봤다면 그의 센스를 느꼈을 것이다. 무릎 쪽에 타박상을 입고 온 선수지만 주루에 커다란 문제는 없는 듯 싶다"라고 답했다. 김 코치의 이야기는 단순한 흰소리가 아니었다. 지난 25일 하와이에 뒤늦게 합류한 추신수는 인조잔디 적응을 위해 하와이 대학교 내 레스 무라카미 구장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경기에 출장해 8타수 1안타(사사구 3개) 2득점에 그쳤다. 두 번째 경기서는 삼진 2개 포함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김 코치가 주목한 것은 첫 번째 경기서 보여준 추신수의 주루 동작이었다. 김 코치는 "추신수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보면 발이 느려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스타트 동작이 좋고 1루에서 3루로 가는 베이스 러닝 시 2루를 도는 동작도 수준급이다"라며 그의 베이스 러닝을 칭찬했다. 지난 27일 경기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던 추신수는 1회초 볼넷으로 출루하며 1사 1,2루 찬스를 만든 뒤 김태균의 우익수 방면 안타 때 3루까지 안착했다. 치고 달리는 작전이 아니었음에도 타자 주자 김태균이 1루에 도달했을 때 추신수는 이미 3루를 밟은 뒤 류중일 코치의 제지로 멈춰섰다. 단 한 번의 주루였으나 그의 타구 예측 능력과 스피드를 알 수 있던 순간이다. 스프링캠프 도중 무릎과 발목 상단에 타박상을 입은 뒤 합류한 추신수였으나 그는 아랑곳없이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다. 추신수 또한 "나라의 부름을 받고 뛸 수 있다면 뛰는 것이 선수의 도리"라며 WBC를 앞두고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실전 감각만 끌어올린다면 타선의 파괴력은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추신수는 "무조건 장타를 노리기보다 적시타를 때려내는 동시에 상황에 맞는 주루 플레이로 팀에 공헌하고 싶다. 김태균(27. 한화), 이대호(27. 롯데) 같이 실력을 갖춘 친구들이 후위에 버틴 만큼 그들과 하나가 되어 대표팀의 좋은 성적을 돕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개인의 능력보다 팀의 조직력을 모토로 삼은 김인식 감독의 전략에 부합되는 말이기도 하다. 연속된 적시타로 결승점, 쐐기점이 이어지는 것 만큼 좋은 것은 없다. 빠른 발과 배팅 파워를 갖추고 WBC를 겨냥하고 있는 추신수가 대표팀의 조직력과 파괴력을 높이며 진가를 확실하게 발휘할 수 있을 지 팬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호놀룰루=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