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는 남자 배우들이 스릴러의 주축이 돼 극을 이끌어 갔다. 여배우들이 스릴러 장르에서 맡을 수 있는 인물은 보조적인 역할이거나 피해자의 위치에 있는 작은 비중이었다. 변신을 하고 싶고 새로운 장르, 센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여배우들이 이구동성으로 했던 말은 그렇게 도전할만한 시나리오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들도 ‘추격자’의 김윤석과 하정우이고 싶었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한국형 웨스턴 무비)의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고 싶었다. 2009년 여배우들의 보폭이 조금은 더 자유로워지고 넓어졌다.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스릴러 영화에 여배우들이 중심에 서있다. 3월 19일 개봉하는 영화 ‘실종’은 문성근과 추자현의 한판 대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추자현은 극중에서 여동생이 사라지자 그녀를 찾아 다니던 중 연쇄살인마와 맞붙게 되고 동생을 찾기 위해 울분과 분노에 서린 모습으로 끝끝내 범인과 맞서는 강인한 현정 역을 맡았다. 추자현은 여배우의 몸으로는 소화하기 힘든 액션을 대역 없이 직접 다 소화하며 촬영 당시 반 신실 상태에 이르기도 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전언이다. 오는 4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스릴러 ‘인사동 스캔들’의 엄정화 역시 극의 중심에 있다. 엄정화는 극중에서 미술품 거래로 돈과 권력을 한 손에 거머쥔 갤러리 비문의 회장 배태진 역할을 맡았다. 돈과 명예, 성공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무너뜨릴 수 있는 표독스러운 인물이다. ‘인사동 스캔들’의 한 관계자는 “극중에서 배태진이 벽안도의 복원을 위해서 한국 최고의 미술품 복원 전문가 이강준(김래원)을 끌어들이며 큰 판을 짜는 구도로 사건이 시작된다”며 “엄정화가 짜 놓은 판에 김래원이 들어오면서부터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전개가 펼쳐진다”고 밝혔다. 하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세이빙 마이 와이프’(가제)의 송윤아도 있다. ‘세이빙 마이 와이프’는 살인 사건을 맡게 된 형사가 자신의 아내를 용의자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끊임없는 의문의 상황이 펼쳐지는 스릴러 영화이다. 차승원이 형사 역으로 출연하며 송윤아가 김형사의 아름답지만 미스터리한 부인 지연 역을 맡았다. 송윤아는 극의 결정적인 단서를 쥐고 있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극을 이끌어간다. crysta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