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대호 객원기자] 전반적인 짜임새는 좋았지만 아직 어딘 가 빈틈이 보이는 경기였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의 첫 공식 평가전이 열린 2일 도쿄돔. 지난 해 일본 챔피언 세이부 라이온스와 맞붙은 대표팀은 4-2로 이겼지만 시원스런 경기를 펼쳐 보이진 못했다. 7일 대만과의 첫 대결까지 남은 시간은 5일. 세이부전에서 나타난 대표팀의 '3가지 고민'을 들여다본다. ▲투수진의 스피드를 끌어올려라 이날 대표팀은 봉중근 손민한 김광현 정현욱 장원삼 등 5명의 투수가 등판했다. 손민한을 제외하곤 모두 빠른 볼을 주무기로 갖고 있는 투수들이다. 그러나 직구 스피드가 아직 정상 수준에서 한참 밑돌았다. 대부분 130km대 후반에서 140km대 초반에 형성됐다. 특히 일본전 선발등판이 유력한 김광현은 딱 한차례 146km를 찍었을 뿐 마음먹고 던진 직구가 140km 초반에 머물렀다. 한창때보다 4~5km는 떨어져 있었다. 컨트롤도 많이 흔들려 불안감을 자아냈다. 실제 일본전에서 이날 같은 피칭을 했으면 대량실점 가능성이 높았다. 다른 투수들 역시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 모습이 역력했다. 몸이 무거워 보였으며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 공 끝에 힘이 없었다. ▲타선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라 김인식 감독의 말처럼 2번 정근우, 5번 이대호, 7번 이용규가 침묵하면서 공격이 자주 끊겼다. 10안타로 4점을 뽑았지만 답답한 공격내용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대표팀엔 다양한 대체요원들이 많다. 그날의 컨디션과 상대 투수에 따라 적재적소에 선수를 투입할 수 있다. 타순을 어떻게 짜느냐 하는 것은 공격의 집중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또한 김태균과 이대호 등 비슷한 스타일의 타자가 연속으로 들어서는 것도 고려해볼 문제로 떠올랐다. 대표팀으로선 이들 두 명이 등장하면 공격의 루트가 오히려 축소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사용가능한 작전도 제한됨은 물론이다. 여기에 정근우와 고영민, 이용규와 김현수 등 포지션이 겹치는 비슷한 기량의 선수들을 어느 정도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는 것도 팀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돔구장 적응도를 높여라 대표팀내 도쿄돔에서 뛰어본 야수는 4명에 불과하다. 1회 대회 멤버인 김태균 이범호 이진영과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한 최정이다. 특히 외야수의 적응력이 중요한데 이진영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천정이 하얀 도쿄돔을 처음 밟아봤다. 세이부전에서도 외야수들은 높은 플라이 타구가 뜨면 여러 차례 위치를 움직이는 등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도쿄돔은 좌우중간 거리가 짧고 펜스가 4m로 높아 펜스를 직접 때리는 타구가 많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돔구장 특성상 타구의 비거리가 늘어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도쿄돔 외야수비의 관건은 펜스 플레이에서 결판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팀의 도쿄돔 연습경기는 2차례가 전부다. 선수들은 짧은 적응기간이지만 집중력을 갖고 도쿄돔의 특성을 파악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단 한순간의 실수가 경기를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균이 2일 세이부전에서 3회말 우중월 2점홈런을 날린 뒤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도쿄=김영민 기자 ai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