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미래를 지도하는 홍명보(40) 20세 대표팀 감독이 이탈리아 축구의 색을 입힐 준비를 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 대표팀이 지난 2일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되어 첫 훈련을 실시했다. 대표팀은 홍명보 감독과 김태영 코치 그리고 새롭게 임명된 신의손 GK코치와 약 1시간 30분 가량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훈련을 마친 후 주장으로 선출된 수비수 홍정호는 홍명보 감독이 집중적으로 지도했던 부분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이 강조했던 것은 패스의 강도. 빠른 패스 연결을 통해 세계 무대서 밀리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뒀다. 홍명보 감독은 이에 대해 "약한 패스로는 국제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선수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잊고 새롭게 다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의 말처럼 대표팀은 빠른 패스를 통해 공간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도 선수들의 포지셔닝에 대해 일일히 강조하며 축구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전수하기 위해 노력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뛰는 축구보다는 패스 연결을 통해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축구를 추구할 것이다"며 청소년 대표팀을 이끄는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이는 홍 감독이 취임 일성으로 언급했던 이탈리아 축구와 일맥상통한다. 이탈리아 축구는 강한 체력을 앞세워 그라운드 전면을 이용하는 축구가 아니라 자신의 위치에서 패스를 통해 동료들이 쉽게 다음 플레이를 연결할 수 있는 조직력을 강조한다. 따라서 홍명보 감독이 원하는 이탈리아식 축구를 전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단 한 차례밖에 훈련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홍명보 감독의 의중은 확고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 부임 후 한국 축구를 지배했던 네덜란드의 토탈사커와 이별을 고하는 것.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핌 베어벡 감독에게서 코칭 수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홍명보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이탈리아 축구를 한국 축구의 미래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이집트 3개국 친선대회서 그 색깔이 당장 확연히 드러날 수는 없다. 하지만 20세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변화를 시도하기 위해 홍명보 감독은 준비하고 있다. 과연 네덜란드 축구서 이탈리아 축구로 언제쯤 전환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