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페이스가 너무 좋다. 빨리 시즌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LG 트윈스의 동갑내기 외야수들인 우타자 안치용(30)과 좌타자 박용택(30)의 요즘 심정이다. 연습경기에서 타격 컨디션이 최고로 빨리 시즌이 시작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둘은 주전 외야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사이였다. 하지만 둘을 자극한 경쟁이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효과로 나타나면서 LG 타선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둘은 지난 2일로 끝낸 LG의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그야말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안치용은 오키나와서 일본 프로팀(주니치, 요코하마, 니혼햄), SK 등과 치른 일곱 번의 연습경기에 모두 출전, 18타수 8안타 6타점으로 4할4푼4리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특히 홈런포를 4개씩이나 터트리며 부쩍 향상된 장타력을 과시했다. 2루타와 3루타도 1개씩을 기록.
박용택은 날카로운 방망이를 자랑했다. 6게임에 출장해 22타수 10안타 4타점으로 타율 4할5푼5리로 LG 타자중에서 최고를 기록했다. 박용택은 홈런포는 없었지만 2루타를 무려 6개씩이나 때려 ‘2루타 사나이’로 올 시즌 맹활약을 예고했다.
둘의 방망이가 불을 뿜으면서 코칭스태프는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됐다. 애초에는 둘 중 한 명을 주전 외야수감으로 정할 계획이었으나 이제는 두 명 모두 선발 라인업에 배치하는 방안을 짜야 한다. 절정의 타격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는 둘 중에 한 명을 쉬게 하는 것은 아까운 일이다.
때문에 코칭스태프는 박용택을 톱타자 후보로 올려놓고 이대형과 경쟁시키는 한편 지명타자로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처럼만 둘의 방망이가 돌아가면 LG는 올 시즌 어느 구단 못지 않는 강타선을 구축할 전망이다.
한편 오키나와에서 다른 팀들과의 연습경기 일정을 모두 마친 LG는 8일까지 자체 훈련을 소화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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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안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