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대호가 보여줄 것이다". 한국의 새로운 4번타자 김태균(27.한화)이 지난 2일 세이부와의 평가전에서 괴력의 우중월 투런포를 터트리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다음날 일본언론들은 김태균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높은 관심을 표시하고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거포 이대호(27.롯데)는 의외로 조용하다. 조명은 먼저 받았다. 지난 베이징올림픽 일본과의 예선리그에서 와다 쓰요시를 상대로 7회 동점 투런홈런을 날려 일본인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던 그였다. 이대호의 한 방의 기세를 살려 한국은 역전에 성공했고 전승 금메달 신화의 기틀을 다졌다. 지난 2일 대만-요미우리전 정찰차 도쿄돔을 찾은 이순철 타격코치는 "두 선수를 보면 동갑인데다 서로 절친하게 지내고 있다. 그러나 그들도 서로 경쟁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슬러거니 만큼 경쟁의식을 있을 수 밖에 없다. 오늘은 김태균이 해주었지만 이제는 이대호도 뭔가 보여줄 것이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실 이대호는 타격감이 좋지 않다. 하와이 전지훈련과 실전에서 좋은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화와의 평가전에서 19타수4안타 4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일본에 입국한 뒤 세이부전에서도 병살타 포함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한국 뿐만 아니라 이미 국제무대에서 실적을 올린 타자이다. 순간적인 슬럼프로 여길 수 있다. 지난 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지만 막상 베이징으로 건너가자 결정적인 폭발력을 보여주었다. 대표팀에서도 김태균과 이대호의 존재는 특별하다. 세대교체의 상징적인 인물들이기도 하다. 이들의 성공은 한국야구의 진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대호가 절친 김태균과 함께 동반폭발해야 되는 절대적인 이유이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