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드라마가 난무한 가운데 과거 한 차례 방송된 김수현 표 드라마가 재조명되며 잔잔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SBS가 지난 2월 23일부터 3일까지 방송될 ‘홍소장의 가을’과 ‘은사시나무’가 그것. 대하사극 ‘자명고’ 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특집으로 편성된 두 드라마는 인기 드라마와 경쟁을 피하기 위한 편법편성이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지만 방송 후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며 재조명됐다. 2월 23일과 24일 방송된 ‘홍소장의 가을’(김수현 극본, 이종수 연출)은 너무나 가까이 있어 잃어버리고 사는 것들에 대해 다룬 드라마. 최불암 김혜자가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지난 2004년 SBS 창사특집극 3부작으로 방영되며 호평 받았다. 특히 고 안재환의 살아 생전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그 의미를 더했다. 이어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방송될 ‘은사시나무’(김수현 극본, 곽영범 연출)는 상처한 지 5년 되는 아내의 제사를 치르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장을 보러 다니는 아버지(이순재)와 어머니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아버지의 시골집으로 하나둘씩 모여드는 자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 아버지상을 그려낸 작품이다. 지난 2000년 SBS 3부작 창사특집극으로 방영됐던 ‘은사시나무’는 이순재, 박정수, 유동근, 한진희, 이덕화, 임채무, 양희경, 조민수 등이 출연한 드라마로 제 3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극본상을 수상했다. 두 드라마는 ‘꽃보다 남자’와 ‘에덴의 동쪽’과 맞붙은 1부에서는 5%대의 한자리 시청률을 보였지만, 2부에서는 이보다 두 배 상승한 10%대의 두 자릿수 시청률을 보이며 동시간대 예능을 따돌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시청자들은 ‘홍소장의 가을’과 관련, “누구를 모략하고 복수하는 드라마들 사이에서 부모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한 드라마였다” “눈물을 훔치며 봤다. 대사의 의미가 와 닿았다” “고 안재환 씨가 나오고, 화질이 약간 떨어지는 것을 보고 옛날 드라마라는 것을 알았지, 내용은 요즘 시대상황을 정확히 짚어서 처음에는 새로운 드라마인 줄 알았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은사시나무’에 대해서는 “잊고 있었던 감성을 일깨워줬다” “드라마가 아닌 실제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듯 해 잔잔하게 몰입하게 됐다. 9년 전 드라마가 통할 수 있다니 놀랍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이와 함께 드라마 시작 전 사전 고지에도 불구하고 담배 피는 장면과 관련 시청자들의 민원도 눈에 띄었다. y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