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의 선정적 편집, 연예인 울린다
OSEN 기자
발행 2009.03.04 07: 30

방송인 붐이 MBC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 프로게이머 이윤열에게 한 말이 구설수에 오르며 방송가는 또 한번의 ‘말실수 논란’에 휩싸였다. 붐은 지난 2월 28일 방송된 ‘스친소’에서 이혁재의 친구로 출연한 이윤열에게 “PC방비로 3~4억을 쓰신다면서요?”라고 말해 이윤열의 팬들의 비난을 샀다. 팬들은 전문직인 프로게이머를 ‘PC방 폐인’쯤으로 깎아 내렸다며 강력히 항의하고 나선 것.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은 끊임없는 말실수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달에는 KBS 2TV ‘샴페인’에 출연한 김세아가 특정 드라마와 남자배우의 이니셜을 거론하며 “혼자 진지한 감정을 키웠는지 집 앞에 찾아와 밤새 기다리기도 했다”는 내용의 발언을 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또 신정환은 ‘상상플러스’에서 출연진에게 한 욕설이 그대로 전파를 타면서 구설수에 휘말렸고, ‘샴페인’에 출연한 김예분 역시 자신의 경험담이 아닌 얘기를 거짓으로 말해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예능에 출연한 스타들이 방송 중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는 것에는 1차적으로 출연자 본인의 책임이 가장 크다. 신중하지 못한 태도로 방송에 임하는 자세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최근에 일어난 말실수 논란은 프로그램 제작진들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말실수 논란이 불거지면 제작진들은 프로그램 게시판에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며 급한 불을 일단 끄고 보자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발생하는 논란은 제작진들의 부주의와 출연자에 대한 배려 부족에 의한 것들이 많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세바퀴’를 연출하고 있는 박현석 PD는 얼마 전 기자와 만나 편집에 대한 어려움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세바퀴가 출연자들의 솔직함과 거침없는 입담을 무기로 하다 보니 때로는 수위가 높은 발언들로 편집에 애를 먹을 때가 있다. 일단 녹화를 할 때는 출연자들이 최대한 편하게 방송할 수 있도록 별다를 제제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한 후 녹화된 테이프를 보면 정말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다. 하지만 그 속에는 재미있지만 출연자를 위해 편집해야 할 부분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그럴 때는 큰 재미 보다는 출연자에 대한 배려를 택한다. 그것이 출연자와 제작진 사이의 신뢰이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결국 출연자들에 대한 배려 없이 단지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한 편집은 출연자에게 뜻하지 않은 상처를 줄 수도,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감도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ricky33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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