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가 당겨지는 데 신경쓰기보다는 내가 얼마나 잘치느냐가 더 중요하다". LG 용병 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38)가 홈구장인 잠실구장의 펜스 거리 축소를 의식하기보다는 현재로서는 자신의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밝혔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만난 페타지니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월 홈경기에 한 해 펜스를 4m정도 앞당기기로 한 결정에 대해 "펜스가 당겨졌다고 해서 홈런 목표를 수정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면서 "그 전에 내가 얼마나 잘하는가가 중요하다. 일단 방망이에 공을 맞춰야 그 다음에 그 공이 홈런이 될지 안타가 될지 결정난다"고 담담한 입장을 밝혔다. 홈구장의 펜스가 앞당겨진 것을 의식하기보다 스프링캠프에서는 당연히 시즌에 대비해 몸을 만드는 것이 기본이라는 뜻이다. 페타지니는 지난해 5월 대체 외국인선수로 한국리그를 접했다. 68경기에서 3할4푼7리의 타율을 기록했고 7홈런에 35타점을 올렸다. 기대한 장타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4할5푼2리의 출루율로 팀에 기여했다. 페타지는 작년과 달리 올해는 캠프부터 LG와 함께 생활한다는 점에서 "올해는 처음부터 팀과 함께 훈련해 기분도 느낌도 좋다"며 "현재 몸상태는 60%정도지만 매일 일어나면 좋아지고 있다. 모든 훈련을 시즌 개막일에 맞추고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매년 캠프는 비슷하다. 매일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몸이 좋아지도록 그 때 그 때 수정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목표에 대해서도 "작년보다는 잘하는 것"이라고 구체적인 수치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이에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다면 구단이나 팬들에게 기대를 걸게 하는 것이고 나 역시 그것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신경이 쓰인다"고 설명한 후 "선수라면 누구나 전경기에 출장하고 싶어 한다"고 말해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한국리그에 대해서는 "아주 좋다. 내가 여기서 뛰고 있어 기쁘고 매년 좋아지고 있는 리그"라고 만족스럽다는 평을 내렸다. 페타지니는 일본에서만 홈런왕 2차례, 타점왕 1번, 센트럴리그 MVP 1회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투수들의 차이를 비롯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한국과 일본 대표팀의 차이점은 있는지 궁금했다. 이에 페타지니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투수들의 차이점에 대해 "한국이나 일본이나 투수들은 모두 다르지 않다. 항상 타자를 아웃시킬려고 한다는 점에서 똑같다"고 진담 섞인 농담으로 답변을 마쳤다. 이어 "한국과 일본의 WBC 대표팀에 대해서는 둘다 좋은 팀이다. 3년전에는 일본이 이겼지만 작년 올림픽에서는 한국이 금메달을 딴 것으로 안다"며 "둘다 팬들을 위해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다. 그 만큼 어느 팀도 이긴다는 장담을 할 수 없다"고 덕담을 건넸다. 특히 페타지니는 올 시즌을 앞두고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주전 경쟁에 대해 자신의 철학적인 신념을 밝혔다. 그는 "신체적인 조건은 누구나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정신력은 나만이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주어진 체력적인 능력은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비슷하지만 각자 어떻게 마음을 고쳐 먹느냐에 따라 평범한 선수와 특급 선수로 명확하게 구분된다는 의미있는 말이었다. 또 "종종 팀내 후배들이 내게 프로 경험을 묻기도 한다"고 밝힌 그는 "서로 프로라는 점에서 사생활을 존중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먼저 다가서기는 힘들다"고 말했지만 "누구든 도움을 원한다면 도울 것이다. 그것이 팀 동료가 할 일"이라며 베테랑 타자다운 아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