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번’, 뻔한 통속극 뛰어넘는 힘 ‘농익은 연기’
OSEN 기자
발행 2009.03.05 08: 25

KBS 2TV 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이 수목드라마 시청률 정상을 지키고 있다. 불륜, 복수 등으로 점철된 뻔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건 중년 연기자들의 연기력에 기반한 팽팽한 긴장감으로 통속극의 한계를 뛰어 넘었기 때문이다. 4일 방송된 ‘미워도 다시 한번’ 9회에서 믿었던 남편 이정훈(박상원 분)과 은혜정(전인화 분)이 내연 관계였다는 것을 알게 된 한명인을 연기한 최명길의 연기는 소름 돋을 만치 리얼하고 돋보였다. 은혜정은 이정훈과의 스캔들로 한명인이 곤란해진 것 같다며 두 사람을 별장으로 초대해 저녁을 함께 했다. 한명인은 기분 좋게 술에 취해 잠시 쉬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은혜정과 남편이 30년간 불륜 관계였다는 것을 알고 복수를 다짐했다. 한명인은 유일하게 믿고 의지했던 첫사랑이 교통사고로 죽자 평생 아무도 믿지 못하고 외로운 삶을 살았다. 하지만 힘들게 마음의 문을 연 남편과 처음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은혜정이 자신을 속였다는 걸 알았을 때 그 배신감은 누구보다도 컸을 것이다. 배신감에 치를 떨던 최명길의 연기는 압권이었다.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아 몸을 부들부들 떨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한명인을 열연하며 시청자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복수가 시작되고 한명인과 은혜정 사이의 팽팽한 신경전은 뻔하디 뻔한 통속극의 한계를 뛰어 넘어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최명길, 전인화, 박상원 등은 관록의 연기자다. 연기자로서 연기에 대한 자부심 또한 강하다. 최명길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뻔한 통속극이라고 말하면서도 많이 사랑해주시는 건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때문인 것 같다. 힘을 다해 진지하게 연기한 것이 아직 통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쁘다”고 말한 바 있다. 중년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력과 연기에 대한 자부심이 뻔한 통속극의 한계를 뛰어 넘는 힘이 되고 있다. 게다가 박예진, 정겨운 등 젊은 연기자들 역시 중년 배우들에 뒤지지 않는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극의 재미를 더한다. mir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