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추신수 파문…미국야구에 애타는 한국야구
OSEN 기자
발행 2009.03.05 08: 55

미국야구에 한국야구가 속이 타고 있다. 추신수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 이미 28명의 엔트리에는 포함시켰다. 문제는 출전여부이다. 그런데 클리블랜드가 출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아예 미국으로 보내라고 반발하고 있다. 선수부상검토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달라진다. 대표팀은 추신수 문제 때문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그렇지 않아도 출범 이후 자질구레한 악재들이 잇따라 터져나왔다. 급기야 아시아라운드 개막일이 왔는데도 문제는 풀리지 않았다. 근본적인 이유는 미국야구와 한국야구의 차이다. 그러나 대표팀 내부에서는 "해도 너무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겉으로 나타난 사건전개는 이렇다. 추신수가 뒤늦게 하와이 전훈에 참가해 왼 팔꿈치가 아프다고 호소했다. WBC 사무국에서 파견한 팀트레이너가 알았고 사무국과 구단에 알려지게 됐다. 아시아라운드 총괄의사까지 파견해 법석을 떨었다. 클리블랜드 구단은 추신수를 보내라는 압박을 했다. MLB는 부상검토위원회를 열어 3명의 위원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그렇다면 그동안 한국은 어떻게 해왔을까. 조금 아프면 웬만하면 참고 나섰다. 태극마크를 달았으니 정신력과 근성으로 버텨냈다. 도쿄돔 그라운드에서 만난 김성한 수석코치는 "현역시절 부러진 뼈가 아물지 않았는데도 출전해서 홈런까지 쳤다. 그때는 악으로 깡으로 했다"고 했다. 김인식 감독도 "우리는 누가 상을 당해도 선수들은 가지 않았다. 그것이 정서였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도중 부친상을 당해도 영전에 우승컵을 바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그라운드에 섰던 선수도 있다. 지금은 많이 퇴색됐지만 여전히 이런 정신력은 곳곳에 남아있다. 아파도 참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선수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한국인의 정서상 도대체 추신수가 얼마나 아프길래 이렇게 호들갑을 떨고 있는지 의아해하는 이들도 꽤 있다. 정작 추신수는 괜찮다고 하고 뛰고 싶어한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상품에 흠집이 나면 안된다는 자본논리에 충실하다. 김인식 감독도 "원칙은 메이저리그 구단이 맞는 것 같다"고 인정한다. 그런데 WBC는 메이저리그가 만들었다. 자기들이 만들고 자기들 맘대로 하는 경우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비단 추신수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출신들은 평가전부터 투구수 제한이 있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뛰는 나라에만 트레이너를 파견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추신수 문제 때문에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개막을 했는데도 팀워크가 일사불란하게 정비 되지 않고 있다. 너무 어수선하다. 김인식 감독도 추신수의 '추'자만 나와도 머리가 아프다며 인상을 쓰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궁금한 대목이 하나 있다. 아직 군미필자인 추신수에 대해 클리블랜드가 내년 아시안게임에서도 똑같은 행동을 할까? 한번 기다려보자. 그리고 한국야구가 미국야구에 어떻게 하는 지를.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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