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재팬이 이치로의 딜레마에 빠졌다. 일본이 팀의 리더 스즈키 이치로(35)의 극심한 부진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중국과의 개막전에 톱타자로 기용했지만 5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평균구속 120km대 중국투수들에게 수모를 당했다. 이치로의 타구는 내야를 한 차례도 벗어나지 못했다. 4개의 힘없는 땅볼이 있었고 내야를 약간 벗어난 지점에서 유일하게 뜬공(2루수)을 날렸다. 특히 4회, 6회, 8회 득점찬스에서 침묵을 지켰다. 톱타자 이치로의 출루율 제로는 일본이 5안타 졸공의 원인이 됐다. 3회초 수비에서 우중간으로 빠지는 타구를 잡아낸게 유일한 활약이었다. 도쿄돔을 찾은 일본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지만 고개를 들지 못했다. 경기후 도핑검사를 받느라 1시간동안 시달린 이치로는 "아쉬움이 없다면 야구를 못한다. 팀과는 관계 없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토로했다. 아마 주변의 과도한 기대감 때문에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는 '타석에서 대비와 타이밍이 늦어 헛손질을 했고 120km대의 직구에 꼼짝을 못하고 당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치로는 개막전 앞에 가진 평가전 포함 6경기에서 23타수3안타, 타율 1할3푼으로 부진했다. 5타수 무안타까지 포함하면 1할7리에 불과하다. 당초 하라 감독은 이치로의 부진을 고민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 개막전에서 익숙한 톱타자를 맡겼지만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사무라이 재팬의 상징인 이치로를 뺄 수도 없고 하위타선에 배치할 수 없다. 사실상 이치로 딜레마에 빠져 있다. 하라는 "4점을 만족할 수 없다"고 말할 만큼 불만을 토로했다. 앞으로 이치로가 살아나지 않는한 일본 공격력은 맥이 끊어질 수 없다는 점에서 고민에 빠져 있다. 한국으로서는 이치로의 부진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치로는 "오히려 도핑에서 소변이 나오지 않으면 초초하지만 불안감을 없다. 이번 대회에서는 우선 이기는게 가장 중요하다"며 평정심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일본언론들은 7일 예상되는 한국과의 숙명의 대결에서 리더의 침묵에 계속된다면 험난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sunny@osen.co.kr
